엉겅퀴의 기도
2011.06.08 21:46
엉겅퀴의 기도 / 이 해 인 제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누구에게든지 가서 벗이 되겠습니다 참을성 있는 기다림과 절제 있는 다스림으로 가시 속에서도 꽃을 피워낸 큰 기쁨을 님께 드리겠습니다 불길을 지난 사랑 속에서만 물 같은 삶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음을 내게 처음으로 가르쳐 준 당신 모든 걸 당신께 맡기면서도 때로는 불안했고 저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많았습니다 일상의 잔잔한 평화와 고운 질서를 거부하고 달아나고 싶던 저의 보랏빛 반란이 너무도 길었음을 용서하십시오 이젠 더 이상 진실을 거부하지 않겠습니다 허영심을 버리고 그대로의 제가 되겠습니다 당신이 원하시는 곳으로 저를 불러 주십시오 참회의 눈물을 흘린 후의 가장 겸허한 모습으로 모든 이를 사랑하게 하십시오 이해인 수녀님의 수도서원 25주년을 기념한 시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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