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아래 서면
2010.06.09 22:44
| 등나무 아래 서면 홍해리
밤에 잠 깨어 등나무 아래 서면 흐느끼듯 흔들리는 보랏빛 등불이 여름밤을 밝히고, 하얀 여인들이 일어나 한밤중 잠 못 드는 피를 삭히며 옷을 벗고 또 벗는다 깨물어도 바숴지지 않을 혓바닥에서 부는 바람 살 밖으로 튀어나는 모래알을 한 알씩 한 알씩 입술에 박아놓고 있다. 끈끈하고 질긴 여름나무 불꽃을 온몸에 안고 있다. 그을음 없이 맨살로 타던 우리는 약쑥 냄새를 띄기도 하고 소금기 가신 들풀잎마다 바닷자락을 떠올리기도 한다. 죽고 또 죽는 남자 등은 그렇게 뻗어 올라서 여름을 압도하고 알몸으로 남는 칠월의 해일 바람만 공연히 떼미쳐 놓아 우리의 발밑까지 마르게 한다. |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39 |
금낭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 구인회 | 2010.04.28 | 844 |
| » |
'등나무' 아래 서면
| 구인회 | 2010.06.09 | 845 |
| 237 | 백합 가을걷이 | 구인회 | 2009.10.30 | 846 |
| 236 |
우단동자꽃
| 도도 | 2021.06.27 | 852 |
| 235 |
경각산 신선 소나무[659.6m]
| 구인회 | 2010.06.10 | 853 |
| 234 |
봄빛 양지꽃[陽地]
| 구인회 | 2010.05.05 | 854 |
| 233 | 할미꽃 불재 | 구인회 | 2010.04.14 | 858 |
| 232 |
천사의 얼굴 자주 괭이밥
| 구인회 | 2010.06.20 | 8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