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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얼굴 자주 괭이밥

2010.06.20 18:16

구인회 조회 수: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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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괭 이 밥
    /  허형만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땅을 기어보았느냐

그 누구도 눈길 주지 않는
이 후미진 땅이 하늘이라면

한목숨 바쳐 함께 갈 수 있겠느냐

기다가 기다가
결국 온 몸을 놓아버린 자리에서
키 작은 꽃 하나
등불처럼 매단다면 곧이 듣겠느냐


남아메리카에서 불재로 이사온 괭이밥과 귀화들꽃
자주괭이밥이라 불리나 자주색 보다는 연분홍꽃
줄기와 이파리가 자주색인 사랑초가 귀화하면서
헷갈려서 지어진 이름이 아닌가 추정해봅니다.
홀씨 하나 바람에 실려 왔는지
어느 길 잃은 천사가 씨앗을 뿌려주셨는지
불재의 유월 수줍은 자주 괭이밥
바위 틈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분홍빛 웃음 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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