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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진통제 족도리풀[細辛]

2010.04.29 13:09

구인회 조회 수: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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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진통제 족도리풀[세신]

 

 

     

    족도리하면 몸의 족도리가 아닌 영혼의 족도리를 쓰고 님께 시집가신

    남원 동광원 언님들이 뿌려놓은 족도리꽃(풍접초)이 생각납니다.

    나풀나풀 벌 나비 부르는 그 연분홍 족도리의 향이 얼마나 진하든지

    선뜻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족도리꽃.

    한 스승의 청빈의 삶을 은혜로 받아 자신을 과거의 손아귀로부터 해방시키고

    미래의 어두운 수렁으로부터 건져내가면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정상을 향에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언님들...

    영혼도 청정한 언님들이 그 꽃을 심은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산풀은 쪽도리꽃이 아니고 같은 이름을 쓰는 족도리풀

    다른이름으로 자주족도리풀, 만병초, 놋동이풀

    한약명으로 세신(細辛)이라 부르고 사오월에 산 속 깊은 곳

    그늘 진 곳에서 홍자색 꽃이 피는 쥐방울덩굴과의 여러해살이풀

    얼핏 보면 풀인지 꽃인지 구분이 잘 안 가는 희안한 꽃입니다.

    대부분의 꽃이 무지갯 빛 화려한 색감으로 신부처럼 곱게 단장하고

    신랑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데, 이파리는 심장 모양 치렁치렁 드리우고

    꽃송이 마저 꽃인지 낙엽인지 자신을 감추고 자세히 드려다보지 않으면

    품종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넓죽 엎드려 은밀하게 피는 이 꽃의 생각과

    마음을 도대체 알 길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한 포기에 하나의 꽃만 피우니 절제된 품성이 신비롭기까지 하지요.

    모든 식물이 타고난 지혜와 독특한 생장의 기술을 보유하고

    종을 번식시키듯이 이 족도리풀이 이런 자세를 취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을 법도 합니다.

    포기할 것은 다 포기하고 가장 중요한 것만 취하려는 뜻이겠지요.

    어차피 몸둥아리는 없어질 거, 이파리는 풀벌레와 짐승의 먹이로 주고

    꽃가루를 은밀히그 짐승의 몸에 묻혀서 수정하려는 심산일 겁니다.

    이런 생육의 지혜가 연약한 풀의 멸종을 막고 여전히 깊은 숲 속에서

    생명을 싹 틔우는 존립 기반이 되지 않았을까요?

   

    이 자줏빛 신비로운 꽃의 효능도 가지가지

    뿌리가 가늘고 매운 맛이 나기 때문에 세신 細新이라 하며,

    뿌리를 캐 향기를 맡아보면 시원스런 향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은단의 원료로 이 족도리풀이 들어가지요.

    맛은 따뜻하고 맵고, 폐와 위, 신장에 작용합니다.

    진통작용이 강하여 갖가지 통증에 효과를 발휘합니다.

    냉기를 가시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합니다.

    풍한습으로 인한 사지마비 두통, 복통에 효과가 있습니다.

    신경통, 두통, 치통, 요통, 관절염, 근육통, 감기, 기관지염에 쓰입니다.

    축농증,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는 증상에 좋습니다.

    중풍으로 인사불성에는 세신을 가루내어 콧속에 불어 넣습니다.

    해열, 진통, 마취, 진정, 항염, 기관지 이완작용을 합니다.

    피부진균, 결핵균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풍습으로 저리고 아픈데 쓰고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를 내리고

    눈을 밝게하고 담을 삭이고 땀이 나게 한다고 적고 있으며

    약성이 강하므로 이 약을 많이 쓰지 말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향약집성방에는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땀이 나지 않는 증상

    피가 잘 돌지 못하는 증상도 치료하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간담을 보하며 정기를 통하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래 복용하면 눈이 밝아지고 구규가 잘 통하며 몸이 거뜬해지고

    장수한다고 합니다.

 

    음력 5월~7월에 채취합니다.

    잘 말려서 1~3g 소량을 넣고 다려 하루에 3번 복용합니다.

    효능이 뛰어난 만큼 독성이 있으므로 나물로 드시지 말고

    복용하실 때 주의해야 합니다.

    참고로 족도리풀을 쓸 때에는 순결님한테 문의하세요.

 

    길 없는 길, 교목과 관목 사이로 시원한 물이 흐르고

    숲 속 언저리 다발로 피어있는 족도리풀

    은밀하게 종처럼 매달린 홍자색 신비스런 자태가

    우주 공간을 정처 없이 떠다니는 한 점 생명의 발걸음을 쉬게 합니다.

    

                    

                                                                s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