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1548519
  • Today : 620
  • Yesterday : 768


山 어머니 산자고[山慈姑]

2010.05.07 23:05

구인회 조회 수:2112

san.jpg

 

 

 
 
어머니 산자고[山慈姑]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어머니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山어머니 산자고[山慈姑] 만나러 청산에 가야지

      노새 노새 가새 가새 산 속으로 산자고를 찾으러 가세

      비슷하게 생긴 무릇이며 산고개 나리는 여기 저기 지천인데

      허 참 자고로 산자고는 산신령처럼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네요.


      불재 꽃산 아이들과 이깔나무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

      山어머니 통나무집 아래배기 은방울꽃 무리지어 향내내는 곳

      까칠한 외모와는 달리 부드러운 딸기열매, 수리딸기 영그는 솔잎무더기

      하얀 꽃잎에 자주색으로 수놓은 산자고 옹기종기 가족을 이루고 있네요.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꽃산 넘어 깊은 산 속이 아닌

      바로 집 언저리 산자고가 한차례 신령스런 꽃잎을 드리웁니다.

      봄소식을 전하는 귀티 나는 풍모에 색감이 워낙 고운지라
      참 희안하고 고상한 별명도 가지가지

      까치무릇, 鹿蹄草(녹제초), 鬼灯檠(귀정경), 金灯(금정),

      金灯草(금정초), 泥冰子(니빙자), 毛慈姑(모자고),

      無義草(무의초), 山茨菇(산자고), 試劍草(시검초)

      힌 이파리에 자주색 줄무늬 때까치를 닮아서 일까

      여러 이름 중에 까치무릇이라는 이름이 꽤나 친근해 보입니다.


      까치무릇? 앞으로 가는 지 뒤로 가는지 엉거주춤

      하루가 다르고 한 시간이 다른 뒤죽박죽 변화의 시대

      세상이 까칠해지면서 사람사이도 무릇 까칠해지고

      믿을 것은 돈 밖에 없다며 물질이 영혼의 중심을 도는 세상

      치열한 경쟁과 변화의 깊은 소용돌이에 빠져 봄인지 여름인지

      꽃이 피는지 지는지 나고 너고 돌아볼 겨를이 없을 때

      문득 봄처녀 산자고가 전해주는 정담은

      한 세월 추억 속으로 어머니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어느 산골 마음씨 고운 아낙네, 홀로 3남매를 키우며 살았지요

      세월이 흘러 딸 둘은 출가하고 막내인 외아들만 남게 되었어요.

      아들도 장성하여 장가갈 나이인데 늙은 어머니 부양하며 사는

      가진것 없는 총각에게 시집오겠다는 처녀는 아무도 없습니다.

      혼사를 위해 근처 마을까지 몇 번이나 매파를 보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세월이 흐를수록 늙으신 어머니의 근심은 깊어만 갔습니다.

      어느 봄날 밭에서 일하던 어머니 눈에 보퉁이를 든 처녀 하나가 나타납니다.

      처녀가 말하기를 산 너머에서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었는데

      시집을 가지 못하고 있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말씀

     “나 죽으면 산 너머 외딴집을 찾아가라~잉” 유언을 따라 온 거라 했지요.

      이렇게 짝 지워진 아들과 며느리를 볼 때마다

      어머니의 마음은 흐뭇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초봄, 며느리의 등에 아주 고약한 등창이 생겼지 뭡니까?

      그로 인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의 날이 이어졌지요.

      가까운 곳에 의원도 없고 마땅한 치료를 해줄 수가 없어

      어머니는 발만 동동 애만 태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며느리의 등창을 치료할 약재를 찾아 막연히 산 속을 헤매게 되었지요.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어머니에게 우연히 양지 바른 산등성이에서

      별처럼 예쁘게 핀 작은 꽃을 보게 되었어요.

      꽃이 피기에는 이른 계절, 생긴 것이 신기하여 바라만 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 작은 꽃 속에서 며느리의 등창난 상처가 떠오르는 게 아니겠어요.

      이상하게 생각한 어머니, 그 뿌리를 캐다가 눈물로 으깨어

      며느리의 등창에 붙여 주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름이 흐르고 짓물러 며느리를 괴롭히던 고약한 상처가

      며칠 만에 무슨 영문인지 감쪽같이 치료된 겁니다.

      며느리는 물론 시어머니의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지요.

      이때부터 이 작고 예쁜 꽃 이름을 “산자고

      [山 뫼산, 慈 사랑자, 姑 시어머니고]” 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언젠가 물님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 뱉는 침은 매독균도 죽인다” 며

      위대한 사람의 힘을 말씀하신 것처럼

      산자고는 며느리를 지극히 사랑하고 친딸같이 여긴 시어머니의 사랑이

      고약한 질병을 치료했다고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들꽃입니다.


      이렇게 산자고는 독이 약간 있지만 열을 내리고 어혈을 풀어줍니다

      얼굴에 주근깨와 기미를 없애주기도 합니다.

      해독 작용을 해서 벌레나 뱀에게 물렸을 때 그만이고요

      특히 피부 밖에 나와 있는 종양이나 종기 등에는

      산자고를 날것으로 찧어 환부에 바르고 그늘에 말려 푹 고아 마십니다

      민간요법으로 방광결석으로 통증이 심한 사람도

      이 산자고 달인 물을 마시면 결석이 소변으로 나오기도 한다네요.

      요즈음 식도암, 유선암 등 각종 항암제로 각광 받고 있는 들꽃이지요.

      그러나 독성으로 중독되면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는 수가 있으니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신체가 아주 허약한 사람에게는 금물입니다.

      2월에 싹이 돋으며 3월에 꽃피고 4월에 싹이 마르는데

      이때 땅을 파고 뿌리를 캐야 합니다. 때를 놓치면 부패하게 됩니다.


      山 어머니의 사랑 산자고[山慈姑]

      어느 시인은 “ 그 많은 밤과 낮의 괴로움이 사람의 길만이 아닌 것

      그 긴 기다림....  산자고 흰 꽃잎

      바라보기도 눈부신... 우주의 한길” 이라며 산자고를 노래 불렀지요.

 

      길을 가다가 이 산자고가 눈에 띄면 어머니를 찾아보세요

      어머니께서 산자고꽃 속에서 환하게 웃고 계실 겁니다.

      꽃대 위에 꽃으로 앉아 계신 어머니

      어머니ㅡ

      언제나 당신은 산자고[山慈姑]

   

            

                                                                 s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