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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우]의 웃음

2010.04.01 15:34

구인회 조회 수: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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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위[우]의 웃음

 

 

      

    봄의 시샘인가ㅡ

    모래바람과 잦은 비바람으로 을씨년스러운 나날

    여기 불재 언덕빼기 다소곳이 일어나

    지금이 ‘봄’이라고 알려주는 풀, 이름하여 머위,

    아무데나 심어만 노면 자라고

    특히 습기 차고 그늘진 곳에서 더 잘 자라는

    우리 마을에선 머우라 부르는 다년초

    쑥, 냉이, 민들레, 부드럽고 향긋한 봄나물과는 달리

    씁쓸하고 독특한 이 맛에 혼비백산하던 시절

    그 쓴맛의 씁쓸한 추억은 머우를 멀리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사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 지... 눈치 없는 머우

    날렵한 고동에 너부데데한 이파리를 드리우고

    날 한 번 봐달라고 날 한 번만 먹어달라고

    답답하리만큼 님 기다리는 머우는 그냥 바보인가 봅니다.

 

    그런데 그 바보 머우가

    삶에 주눅 든 사람들에게 생기를 북돋아주는 나물

    망가진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귀한 명약인줄 잘 모릅니다.

    연잎을 닮아서 연봉초(連蓬草)란 멋진 이름 ‘머우’

    해독, 해열, 소종, 지사, 활혈 작용을 하는 약초로서

    예로부터 이 머우는 감기와 인후염 기관지염, 목의 통증,

    설사, 생선 먹고 체한데 타박상에 사용하곤 했습니다.

 

 『동의학사전』에는 머우의 효능에 대하여

 

   "관동화는 귀중한 약으로 기침에 특효가 있고 암을 치료하는데도 쓴다.

    이른 봄 꽃봉오리를 따서 그늘에 말린다.

    맛은 맵고 달며 성질은 따뜻하다. 폐경에 작용한다.

    폐를 보하고 담을 삭이며 기침을 멈춘다.

    기침 억제작용, 가래 삭임 작용, 기관지 이완 작용 등이 실험에서 밝혀졌다.

    폐허로 기침이 나는데, 가래가 나오면서 기침이 나는데 쓴다.

    기관지염, 천식, 기관지 확장증, 폐농양, 후두염 등에도 쓴다.” 고 적고 있으며

    유럽에선 암환자의 통증을 완화시키는 항암치료제로 쓰이며

    민간에선 중풍 치료에도 유효하다고 합니다.

 

    또한 머위는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질, 회분, 칼슘, 철, 인이

    골고루 들어 있는 훌륭한 들꽃 채소로서

    특히 칼슘은 이 풀 100g당 718mg(멸치: 780mg)이나 들어 있고

    비타민 A와 C도 풍부합니다.

    새봄에는

    우유나 멸치 대신 자연산 들꽃 칼슘 머우를

    잡사보는 것은 어떠한 지 생각이 드는군요.

 

    찬 기운이 여전한 도예 전시장 언덕빼기

    경각을 넘어온 스산한 바람 결에

    맨 먼저 보란 듯이 고개든 연노랑 봄 햇살을 닮은 머위

    봄 해바라기처럼 노랗고 싱그런 웃음을 뿌려주고요

 

    한줄기 봄빛에 하늘을 날다가도

    틈새를 뚫고 들어온 한 줄기 어둠에 나락으로 곤두박질 치는 것처럼

 

    입맛도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인지

    본채 만채 멀리 했던 씁쓸한 머위

    봄바람이 도지면서 그 씁쓸한 맛이 그리워집니다.

 

    아마 계절 탓이겠지요..!

    아니...?

                      
                              
                                                                s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