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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거사 차이야기 10

2012.07.12 11:05

물님 조회 수:1337

윤두병 2012년 7월 8일 오후 10:59
<모리거사의 차 이야기> 10.

- 한국 차(茶)의 도약을 위해서 (1)

이제 우리 차(茶)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자. 나는 우리 차를 발전시키기 위해 두 가지 방향을 제시해 보겠다. 하나는 ‘차나무 잎’에 관해 접근해 보고, 다음은 문화(文化)쪽으로 차 이야기를 풀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럼 먼저 문화의 관점으로 차 이야기를 해보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과 중국은 찻잎을 가공하고 여기에 차를 마셔온 역사와 전통을 문화로 포장하여 돈을 챙겼다. 문제는 우리네 차인(茶人)들이 그들의 문화를 흉내 내고, 심지어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차의 도약을 위해서는 차문화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대학에서 다도(茶道)학과를 만들고, 여기서 차를 가르치고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초의(草衣)스님을 소개하는 정도로 한국 차를 말하고, 대부분 일본의 다도나 중국의 차만드는 법을 공부시켜 학위를 주는 정도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어떻게 그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문제의 답은 차나무 잎이 아니라 민족 문화로 차에 접근해야 한다. 다시말해 우리 차(茶)문화의 형식이 어떤 것이며, 그것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시원(始原)을 밝히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차문화의 형식은 어떤 것이었을까? 바로 차례(茶禮)이다.
따라서 이를 추적해 보면 한국 차의 역사가 드러나고, 우리 차에 대한 스트리텔링이 만들어져 차문화의 새로운 구축이 가능해진다. 다시말해 우리 차가 새롭게 테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차인(茶人)들이 수긍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될런지 모른다. 차례란 명절날 제사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들에게 ‘차례(茶禮)’가 한국의 차형식이라는 것을 받아드리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비우고 생각해 보자.
명절날 제사에 ‘차례’란 명칭이 붙게 된 연유를 설명해 보자면 논문 한편이 써져야 될 것이므로, 여기서는 핵심적인 내용만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우선 제사에 왜 차(茶)란 글자가 들어있는지 생각해 보자. 혹자는 옛날에는 우리가 제사상에 차(茶)를 올렸을 것이라 짐작한다.
헌데 제사에 차를 올렸다는 역사적 기록은 없다. 그런데 왜 차란 글자와 예(禮)자를 붙여 ‘차례’라고 했던 것일까? 한자는 세월에 따라 만들어지기도 하고 변형되기도 하는 문자다. 따라서 어떤 글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만들어지게 된 상황을 알아야 보다 정확히 글자의 뜻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고대에는 제사장이 신권(神權)으로 나라를 통치 했다. 하지만 고조선이 무너지고 신권이 약화되고 왕권이 강화된다. 그것은 정치질서가 바뀌었음을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종교적 신앙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삼국시대가 되면서 왕들이 신권을 죽이기 위해 불교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지만, 일반 백성들은 쉽게 불교에 빠져들지 않았다. 해서 왕들은 불교속에 민간 신앙을 포용토록 했지만 민간 신앙이 쉽게 없어질 수 있었겠는가?

해서 백성들은 집에서 천제(天祭)를 지냈을 것이고, 이를 이른바 ‘차례’라 했던 것이다. 따라서 유교의 기제사와 다른 이름으로 명절 제사를 지냈고, 이를 차례라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차’란 글자가 들어간 것일까? 그 미스테리의 해답은 다음 편에 이야기하자. 한국 차문화 도약을 위한 화두(話頭)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