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05604
  • Today : 200
  • Yesterday : 352


아들아 ,봄 길은

2011.04.26 23:17

물님 조회 수:2735

 

 

 

              

아들아 ,봄 길은

                                 물

 

아들아, 봄 길은

가만 가만 걸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가까울수록

땅바닥에 붙어 피는 민들레가

너의 발밑에서 떨고 있구나.

 

 

너는 지금 맨 땅위를

걸어가고 있지 않다.

네가 걷는 길은

온 우주의 힘이 여린 순으로

올라오는 길.

빛을 기다려 온

빛을 향한 순례를 떠나는

생명들의 머리를 지나가고 있다.

 

 

아들아, 봄 길은

숨을 죽이고 걸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나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주어진 운명을 필연으로 받아들인

봄꽃들의 아픈 미소를 읽으며

걸어야 한다.

봄 길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 동면 걷기 [1] 지혜 2013.01.21 1711
79 가을비 [1] 지혜 2012.10.19 1707
78 봅볕 아래에서 [1] 지혜 2012.04.27 1706
77 금줄 [2] 지혜 2012.07.12 1703
76 달떴네 [4] 솟는 샘 2013.10.22 1698
75 보름달 축제 [1] 지혜 2012.10.23 1691
74 손자 일기 2 [1] 지혜 2011.12.24 1687
73 先生님前 上書 [2] 물님 2013.02.08 1684
72 봄밤 [3] 물님 2012.05.03 1683
71 사포리 들판에서 지혜 2011.10.27 1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