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82327
  • Today : 380
  • Yesterday : 1338


고해

2013.02.28 17:27

지혜 조회 수:1629

 

고해

 

 무서운 거라고

세상이 아닌

먹지 못한 밥이 무서운 거지

육신의 끼니만 꼬박 챙기고

위로 아래로

왼쪽 오른쪽으로도 먹지 못했던 밥

그 밥의 눈물이 시방 두려운 거지

저리 뚝뚝 떨어지다가

내 발등을 뚫어버릴까 봐

그 밥의 눈물이 무서운 거지

아니지 아니지

여전히 도망칠 궁리만 하는 내 발이 두려운 거지

끼니는 거르지 않으면서 뒤도 안 보는 내가 내게 미안한 거지

혼 없는 한숨이 너무 무서운 거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0 백일홍 [1] 지혜 2011.09.07 1629
» 고해 [2] 지혜 2013.02.28 1629
218 눈꽃, 길 [1] 지혜 2011.12.29 1633
217 바다에게 [2] 지혜 2011.08.15 1641
216 가을장마 [1] 지혜 2011.08.20 1642
215 살사리꽃, 꽃길에서 [1] 지혜 2011.10.15 1642
214 새벽, 시인 [3] 지혜 2011.12.20 1648
213 수레 지혜 2012.08.23 1648
212 대목大木 [1] 지혜 2012.09.13 1649
211 [3] 지혜 2011.08.19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