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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노자, 스피노자 - 에티카

2022.09.23 04:46

물님 조회 수:369

* 나는 스피노자를 '서양의 노자'라고 생각한다.  그의 정수는 13장으로 된 에티카에 담겨 있고 그의 한 생애의 무게가 실린 에티카의 정수는 아래 마지막 부분에 있다.  삶이라는 바다에서 '나'를 찾고 자신의 영혼을 개화시킨 사람은 참으로 고귀한 존재임을 그는 강조하고 있다. 

스피노자는 신학으로 부터 철학을 구원한 사람이라고 질 들뢰즈는 평한 바 있다.  이런 평을 받는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반한 근대철학에 대해 철저하게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유대인이었지만 유대교를 거부하여 파문 당했고 신을 인격체로 보는 기독교를 종교로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대에는 극악무도한  무신론자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스피노자의 신은 자연이다. 그의 자연은 신의 로고스가 내재한 자연이다,  그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은 범신론과 범재신론을 구별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자연을 넘어선 초월은 있을 수 없다는 그의 관점은  초월적 신을 부정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환경 위기와 함께 지구의 종말을 거론하는 이 시대에 '자연을 초월한 존재를 믿는 욕망 주체는 미신의 주체가 된다'는 그의 통찰은 깊이 있게 사색해야 될 주제라고 생각한다.  

욕망의 투사로서의 신,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믿는 사람들의 종교를 그는 거부하면서 인간 욕망의 뿌리를 철저하게 추적하고 해부하고 있다. 스피노자는 편지 글에서  '제가 단 한번도 결함을 발견하지 못한 자연적인 이해 능력에서 획득한 결실은 저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자연은 신의 몸이요 춤사위다.. 자연과 하나됨의 경험 없이 신과 하나됨의 체험을 할 수 있을까? .

스피노자는 묻고 있다. 행복한가?  욕망의 충족을 행복이라고 주장하는 이 시대에, 무엇이 그대를 행복하게 하는가?  



“무지한 자는 외적 원인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동요되어 결코 영혼의 참다운 만족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과 신과 사물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산다. 따라서 그가 작용 받기를 그치자마자, 그는 존재하기를 그친다. 반면 현자賢者는 현자로 고려되는 한에서, 거의 영혼이 흔들리지 않고 자신과 신과 사물을 어떤 영원한 필연성에 의해 인식하고, 존재하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으며, 언제나 영혼의 참다운 평안을 소유한다.

이제 여기에 이르는 것으로서 내가 제시한 길은 매우 어렵게 보일지라도, 여전히 발견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드물게 발견되는 것은 구하기 어렵다. 만약 구원이 목전에 있고 커다란 노력 없이도 발견될 수 있다면, 어떻게 모든 사람이 거의 무시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모든 고귀한 것은 드물 뿐만 아니라 구하기 어렵다.“

 

스피노자의 <에티카> 마지막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