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79526
  • Today : 869
  • Yesterday : 771


삼국유사 - 일연

2020.12.25 22:39

물님 조회 수:429


"어린 날 부터 나의 일과는 노을을 보는 것이었다.  세월이 흘러 성장한 후에 만난 아떤 이가 나에게, 노을은 그만 보고 달을 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 뒤로 달을 보려고 노력했다.  그 영향으로 달에 대한 시를 여러 편 적기도 했지만 한 밤에 바라보는 달은 늘 혼자였디.  달을 함께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달빛은 따뜻할 것이다. 그동안 나는 온기 없는 달만 바라봐 온 것이리라. 12월의 달이 오늘은 더욱 차디차다."      -숨- 


(송나라 신종의 연호) 6년 10월 보름날 밤에 막 옷을 벗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 밝은 달빛이 방안에 비치어 벌떡 일어났으나, 생각해보니 함께 노닐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드디어 승천사承天寺로 가서 장회민張懷民을 찾았더니, 희민도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뜨락을 거니는데, 뜨락은 마치 호수와 같아서 물속의 수초가 서로 엇갈려 있는 것이었다. 대개 그것은 대나무와 잣나무의 그림자가 달빛에 서로 엇갈려 있는 것이었다. 어느 날 밤인들 달이 없으며, 어느 곳인들 대나무와 잣나무가 없으련만, 다만 우리 두 사람처럼 한가로운 정취가 있는 사람이 드문 것일 뿐이다.“

 

<소문공충집>에 실려 있는데 그와 비슷한 글이 일연(釋一然)스님이 지은 『삼국유사』의‘포산이성(苞山二聖)’이란 내용이다.

 

“신라에 관기(觀機)와 도성(道成),

‘신라에 관기와 도성이라는 두 선사가 살고 있었는데 어디 사람인지는 모른다. 포산이라고도 하고 비슬산이라고도 부르는 산맥의 남쪽 모롱이에 관기는 암자를 지어놓고 살고, 북쪽의 굴 속에서 도성은 살고 있었는데, 서로 떨어지기 십 리쯤 되는 거리였다. … 만약 도성이 관기를 만나려면 산중의 나무들이 바람을 타고 남쪽으로 파닥거리며 휘어지는 때를 택했으니, 그 나무들의 모양을 보고 관기는 도성을 마중 나갔으며, 그 반대로 관기가 도성을 만나려면 산 중의 나무들이 바람을 타고 보다 북쪽으로 굽으며 파닥거릴 때를 택했으니, 그 나무들의 모양을 보고 도성은 또 관기를 마중 나갔더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자에게 불러준 광접여의 노래 물님 2021.11.02 2047
67 소로우 '월든'에서 물님 2020.11.23 431
» 삼국유사 - 일연 물님 2020.12.25 429
65 참는다는 것 물님 2020.04.30 429
64 고통을, 고통은 물님 2020.03.15 423
63 치킨집 사장님 물님 2020.07.29 422
62 만족 물님 2020.08.03 421
61 함께 어울리되 '나'를 잃지말라 물님 2020.11.11 419
60 왕양명의 전습록에서 물님 2020.05.29 416
59 서양의 노자, 스피노자 - 에티카 물님 2022.09.23 410
58 완벽함 - 생텍쥐베리 물님 2022.07.23 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