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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천택리[天澤履]"신발"

2010.09.28 12:59

구인회 조회 수:3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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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택리[澤履 ]



          천택리괘.jpg

             [天澤履]

 

  履 주역 열 번째 괘 천택리“天澤履

     천택리“天澤履” 위는 하늘, 아래로는 연못,

     위로는 하늘과 같은 진리의 세계요 아래로는 호수 같은 정신의 세계,

     법계를 자유로이 넘나들게 하는 도구가 있으니, 도깨비방망이 履 리,

     履리는 발을 보호하고 길을 자유롭게 가는데 도움을 주는 신발을 뜻하며,

     이 신발, 리履가 주역의 열 번째 괘입니다.

     신발이 얼마나 중요한 물건이기래 보름달같이 꽉 찬 열 번째 괘卦에

     그 특별한 이름을 올리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BC 12세기[BC 1144년 서백(西伯)]

     지금으로부터 삼천년 전 문왕이 활동하던 시기, 당시 신발 履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고 봅니다. 중국의 고전 「재태공세가」에 관중 管仲이 말하기를

     옛날 주나라 소공[주무왕]은 우리 제나라 태공[姜太公]에게 “그대는 천하의

     제후를 정복하고 주나라 왕실을 보좌하라” 하시고 履리[신발]을 내리셨다.”

     기록이 전해 내려오는 바, 신발을 받은 것은 요즘 언론에서 회자되는 국새國璽나

     오래전 불가에서 법통을 승계하는 표징으로 수제자에게 의발衣鉢을 전수하는 것처럼

     履리[신발]는 당시 인간에 대한 자격과 권위의 상징으로서 곧 어디라도 막힘없이

     가고 통할 수 있는 징표와 같은 것이었다고 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흔히 인용하는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외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자두나무 밑에서 관을 고쳐 쓰지 말라.”는

     유명한 고사성어도 리履, 신발을 무왕의 하사품으로 받은 강태공의 언사言辭

     하여튼 그 시대 상황상 아무나 신 신고 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고,

     당시신발은 오늘날 대중들이 아는 신발에 대한 관념과는 전혀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상 사오십년 전 우리나라만 해도 검정 고무신만큼 소중한 물건이 없었지요.

 

     그런데 여기서 文王이 履리[신발]를 괘의 열 번째에 올린 이유가 고작 신발이

     고관대작高官大爵의 성공과 권위의 상징하는 값비싼 물건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고

     뭔가 특별한 이유와 뜻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요?

     그 당시는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 위에 군림하는 약육강식의 불평등사회,

     치자 治者와 피치자被治者와 관계에서 그 시대 백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호랑이 같이 무서운 권력자들에게 몸을 의탁하고 가진 것을 바치거나 도망가거나

     권력자들이 정한 가혹한 방법으로 징벌을 받는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런 불평등한 봉건 사회에서 무자비한 권력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할 법과 제도의

     정비가 절실히 요구되었으며, 즉 백성들이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물리지 않도록

     한 올 한 올 신발을 짜듯이 그 일을 완성한 분이 바로 무왕의 동생 주공周公[희단]

     주공은 모든 백성들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힘쓴 분이며,

     삼토삼악 三握三吐의 고사가 내려올 정도로 개국 초기 문물을 정비하고 백성들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던히도 욕보고 온 힘을 기울인 사람입니다.

     그런 연유로 노나라 공자孔子가 제일 공경한 사람이 주공, 논어에 의하면 공자가

    "꿈에 주공을 못 본지 오래되었구나, 내가 이제 늙었는가 보다."

     탄식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사실상 공자가 초상집 개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세상을 주유한 것도 주공의 이상을 실현보기 위함이 아니었는지...!

     그런데 공자는 주공의 어떤 점이 귀감이 되고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게 했을까?

     과거로 돌아가 보면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하고 세상을 통일한 후 재위에 오른지

     고작 칠 년 만에 세상을 뜹니다. 무왕이 죽으면서 그 동생 주공에게 아들의 장래를

     부탁하게 되지요. 막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던 주공은 일체 다른 맘을 먹지 않고

     무왕의 뜻을 따라 조카가 클 때까지 나라를 안정시키고 훌륭하게 섭정을 합니다.

     그리고 무왕의 아들이 장성하자 그 아들 성왕에게 정권을 넘겨주고는 성왕 밑에서

     왕도정치를 뿌리내리고 통일 주나라의 태평성대를 이룩합니다.

     반면에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런 환경에서 왕위를 침탈한 경우가 적지 않았고,

     조선신대의 수양대군도 문종의 어린 아들 단종이 제위에 오르자 가차 없이 그를

     폐위시키고 심지어 어린 조카를 죽이는 폐륜을 저지르지요. 같은 조건에서 주공과

     수양대군은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고 역사는 주공의 행위를 예찬하게 되었으며,

     공자 역시 주공을 자신이 본받아야 될 최고의 현인으로 꼽게 된 것입니다.

 

     하늘 아래 연못, 천택리 天澤履 리는 인간 내면의 이성理性 또는 도덕률이랄까?

     천택은 건태乾兌 하늘의 진리와 마음 속의 기ㅡ쁨이 천택리의 의미

     천택리는 풍천소축과 동일하게 다섯 개의 양과 한 개의 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축小畜이 하나의 작은 것이 다섯 개의 큰 것을 꽉 붙잡고 있는 것이라면,

     리履는 하나의 작은 것이 다섯의 큰 것을 따라가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이 작은 것, 리履 신발만 있으면 힘이 있고 없고 간에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슨 일을 하든 구애받지 않습니다. 설령 이 신발로 호랑이의 꼬리를 밟는 다 해도

     호랑이[관리]는 함부로 신발 신은 자를 물어뜯거나 단죄 할 수 없는 겁니다.

     천택리 天澤履 하늘 아래 잔잔한 호수요, 만인이 평등한 대접을 받게 되는 권리,

     법과 제도의 정비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이치 신발의 효사를 짚어봅니다.

 

     니호미 부질인 형 履虎尾 不咥人 亨

    "호랑이 꼬리를 밟는데 사람을 물지 않으니 복되다"

     여기서 호랑이는 관리나 권력자, 힘없는 자들이 설령 잘못이 있더라도 해치지 않고

     서로 돕는 세상, 이사야가 노래한 대로 '사자들이 어린양과 뛰노는 그런 세상,

     호랑이들이 어린 양을 잡아먹지 않는 세상은 만인이 꿈꾸는 이상세계입니다.

     이 이상세계를 구현하기 위하여 민주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니 하는 이념이 생기고

     뭇 성인이 나오고 종교가 나오는 게 아닌지요. 그런 걸 떠나 힘 있는 자나 없는 자나

     가진 자와 못가진자, 아는 자와 모르는 자 할 것 없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

     힘 센 자가 안 물고, 호랑이가 이빨을 꺾는 이상국가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잘못이 있다손 치더라도 약육강식의 원리가 아니라 누구든 리履 법과 제도에 따라서

     공정하게 재판을 받고 그 결과에 따라 무죄 또는 형을 받게 되니 만사 형통입니다.

 

     니호미 부질인 형 履虎尾 不咥人 亨

     호랑이 꼬리를 밟았는데 호랑이와 잘 먹고 잘 놀다 온 일화,

     초등학교 5학년 여름, 학교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참외서리에 나섭니다.

     친구는 별로 갈 생각이 아니었는데 제가 꼬셔서 데리고 갑니다.

     당시 서리야 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배부르고 즐거운 놀이였고, 내 것 먹는 것보다

     남의 것 서리해 먹는 맛이란 뭐라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오늘 타깃은 우두머리 승호형네 참외밭, 익히 그 형네집 참외 맛을 한 번 보던 터라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서리에 나선 겁니다. 아무도 없는 참외밭, 슬금슬금

     그 밭에 다가갑니다. 전쟁놀이를 많이 한 덕에 낮은 포복 자세로 접근하지요.

     푸르딩딩한 참외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려 있습니다. 작은 것은 다 따드셨는지

     덩치 큰 참외만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큰 참외를 따먹어도 될까?

     작은 참외만 몇 개 따먹으려고 했는데 큰 참외 만 남아 있으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고 왠지 모르게 가슴이 콩당 콩당 뜁니다.

     생각보다 큰 참외를 따먹자니 아마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이 떠올라서

     그랬을 겁니다. 이판사판 목적 달성을 위하여 참외를 하나 따서 먹고 있는데

     아뿔싸, 눈앞에 승호형이 나타난 겁니다. 으악?

     너무 가까운 거리라 튀려고 해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꼼짝없이 붙잡힌 것이고,

     너무 부끄럽고 처지가 워낙 궁색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처분만 따를 판입니다.

     그 형이 참외를 따먹고 있는 우리를 부릅니다. 증거를 인멸해야 하는데 나 원 참

     먹고 있는 참욀 내던지지도 못하고 우리가 우적우적 먹고 있는 참외만큼이나

     얼마나 혼나려는지 가슴이 타들어갑니다. 아버지한테 이르지는 않을까?

     혹 호랑이 같은 선생님한테 이르지는 않을까?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얼마나 얻어맞을까? 따귀를 때릴까? 엉덩이를 찰까? 한대 아니 두세 대 때리고 말지

     얼마나 우리를 잡아 죽이려고 그러는 지 형이 뒤 안에 있는 평상으로 데리고 갑니다.

     마음속에서는 오로지 이 상황을 모면하려는 궁상맞은 생각뿐이었는데...!”

     승호형, 평상에 앉으라고 하더니 하는 말이, 단 한 마디 참외 예기는 안하고

    “우리 윷놀이 할까?” 웃으면서 윷놀이하자고 그러네요.

     그리고 도둑놈이라고 호통을 치기는커녕 정말로 맛있게 생긴 참외만 골라서

     마음껏 먹으라고 합니다.” 호랭이 꼬리를 밟았는데 그 호랭이가 물기는커녕

     같이 놀자고 하고 먹을 것을 나눠줍니다.

     그 날 하루 그 형네 집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참외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 후론 참외 서리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요?

 

     단왈 리 유리강야 彖曰 履 柔履剛也

    "리는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밟는 것이다."

     유柔 힘없는 백성들이 강剛한 지도자를 따릅니다.

     힘센 지도자가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깨우치니 백성들은 지도자를 기쁘게 따릅니다.

 

     열이응호건 시이리호미 부절인 형 說而應乎乾 是以履虎尾 不咥人 亨

    "기뻐서 하늘에 응한다. 호랑이의 꼬리를 밟아도 사람을 해치지 않으므로 복되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서 한글을 만들고, 해시계를 만들고 과학을 장려하고

     백성이 살기에 편한 세상을 만들고자 선정에 힘쓰니 백성이 기쁘게 따릅니다.

     황희나 맹사성 같은 정승들이 그 권력을 남용하여 백성들을 없인 여기는 게 아니라

     백성에 편에 서서 정치를 하니 백성들이 그들을 존경하고 따르게 됩니다.

     물님의 말씀대로 인류의 큰 길을 연 라몬눌이 나오고, 야곱뵘이 나오고

     키르예가 나와 하늘의 소중한 보화와 지혜를 전해 주니 얼마나 복 된 일인가요.

 

     강중정 이제위 이불구 광명야 剛中正 履帝位 而不㡱 光明也

    "강한 것이 중정이 되어 제왕에 올라 모든 고질을 없애고 밝고 투명하게 비춘다."

     강하고 치우치지 않고 실력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병폐를 없애고 밝은 세상을

     만듭니다. 철인이 대통령이 되든지 아니면 대통령이 철인이 되든지 해야지

     도척이나 사기꾼이 대통령이 되면 큰 일 납니다. 나라에 자꾸 위난이 밀려옵니다.

     하느님이 민족의 운명을 돌보시고 강중 剛中 주문왕이 나와 폭군을 견제할 만 한

     실력이 되었으니 망정이지 학정으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아

     너희가 나에게 있어 에디오피아 백성과 무엇이 다르냐?

     ㅡ야훼의 말씀이시다

     이스라엘을 에집트에서 이끌어낸 것이 나라면

     블레셋 백성들을 갑돌에서 데려 내오고

     시리아 백성들을 키르에서 데려온 것도 내가 아니겠느냐?[아모스 9:7]

 

     상왈 상천하택 리 군자이 변상하 정민지 象曰 上天下澤 履 君子以 辨上下 定民志

    "위는 하늘 아래로는 연못이 리다. 군자는 이를 보고 상하를 바로잡고 백성의

     뜻을 안정시킨다."

     물님이 자주 인용하시는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 등왕각서滕王閣序에

     낙하여고무제비 추수공장천일색 落霞與孤騖齊飛 秋水共長天一色

    "노을은 외로운 기러기와 나란히 날고, 가을 강은 하늘을 닮는다."

     상천하택 上天下澤 위는 하늘이요 아래 작은 호수, 상하가 하나 됨을 이르는 말

     군왕과 백성이 부족하다 탓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니

     위아래가 따로 없고 하는 일에 족함을 알고 신명나고 기쁘게 살아갑니다.

     변상하 辨上下 실력 있는 사람들이 제 실력에 맞게 제 자리를 잡습니다.

     총리 될 자격 있는 사람이 총리가 되고 장관될 자격 있는 사람이 장관 됩니다.

     정민지 定民志 백성들도 욕심 부리지 않고 자기 처지에 만족하고 살아갑니다.

     진달래에 정철성 이혜경 님의 맏딸이 정민지인데 어쩌면 포부와 그 실력에 맞게

     눈 맑은 법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권사님과 저는 좋은 농부가 되고요.

 

     초구 소리주 무구 상왈 소리지왕 독행원야 初九 素履往 无咎 象曰 素履之往 獨行願也

    "소질에 따라 밟아간다. 소질을 개발하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살기를 바람이다"

     김연아는 피겨, 안숙선씨는 소리꾼으로 살고, 이만기씨는 씨름꾼으로 삽니다.

     권미양님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소나무님은 인간님과 함께 소를 기르고 삽니다.

     소질에 따라 살아가니 부러움도 없고 그 길을 가다가 다 복福에 들어갑니다.

     독행원야 獨行願也 알아주든 몰라주든 내가 나 되어 죽는 날까지 그 길을 갑니다.

 

     구이 이도탄탄 유인정길 상왈 유인정길 중부자란야

     九二 履道坦坦 幽人貞吉 象曰 幽人貞吉 中不自亂也

    "진리와 가는 길은 막힘이 없다. 남모르게 진리와 하나 되어 사는 삶은 기쁘다."

     욕심을 여의고 빛의 세계에 들어서니 오래 사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죽음을 산 보리달마에 대하여 찰나를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혜가나,

     조문도면 석사가의 朝聞道면 夕死可矣니라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진리에 통했는지 진리와 하나 되어 사는 지가 문제고, 평생 주역을 해석하는데

     신명을 다 바친 공자가 논어에서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선언한 말씀은 학인으로서 진리를 탐구하려는 간절한 마음의 한 표현일 것입니다.

    “깨달음은 성취가 아니라 발견이다.”

     리도履道란 안빈낙도 安貧樂道라, 아무리 궁색해도 도道를 즐기는 것, ,

     유인정길 幽人貞吉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에게 아무 근심 없이 순탄하며,

     중부자란 中不自亂 진리와 함께 살아가니 극심한 번민으로부터 벗어납니다.

 

     육삼 묘능시 파능리 리호미 질인 흉 무인위우대군

     六三 眇能視 跛能履 履虎尾 咥人 凶 武人爲于大君

    "애꾸가 능히 보고 절름발이가 능히 걷겠는가? 호랑이 꼬리를 밟으니

     사람을 잡아먹는다. 무인이 임금 노릇을 하니 흉하다"

     묘능시 眇能視 애꾸가 어떻게 보겠는가?

     파능리 跛能履 절름발이가 어떻게 걸어가겠는가?

     볼 줄도 들을 줄도 모르는 반팽이가 정권을 잡으니 니호미절인 履虎尾咥人

     이는 사람이 아니라 싸난 짐승이라, 힘없는 백성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습니다.

     지혜와 실력이 부족하여 백성을 위하는 게 뭔지 함께 사는 게 뭔지도 모르고

     제 편 배불리고 제 곳간에 재물을 모아 들이는데 만 혈안이 되어 날뜁니다.

     무인위우대군 武人爲于大君 군발이가 대장질을 하니 참 가관입니다.

     고려중기 이의방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 최충헌 무인들이 정권을 잡고 전횡을

     일삼으니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고 야수들이 서로 잡아먹는 아수라장이 됩니다.

     과거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워카’ 가 정권을 잡는다는 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그 시대를 겪어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구사 이호미 색색 종길 상왈 색색 종길 지행야

     九四 履虎尾 愬愬 終吉 象曰 愬愬 終吉 志行也

    “호랑이 꼬리를 밟는다. 고발한다. 마침내 길하다.

     고발하고 나서 결국 길하다 함은 백성의 뜻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잡아먹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백성들이 억울하여 신문고를 두드리니 힘센 자들도 꼼짝 못합니다.

     지금 답답하고 억울해도 2,3년 지나면 또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평시에는 별로 힘이 없지만 선거철에는 힘없는 자들도 위력을 갖게 됩니다.

     그들이 행사하는 호랑이 같은 한 표가 힘 센 자들을 주눅 들게 합니다.

     그날이 오면 백성들이 주인이 될 수 있는 데, 호랑이의 둔갑술이 워낙 고수라

     착한 호랑이인 줄 알고 뽑았는데 알고 보니 나쁜 호랑이인 경우가 있습니다.

     착한 호랑인지 나쁜 호랑인지 잘 분간 할 수 있는 눈이 떠져야 합니다.

     뭐에 홀려 나쁜 호랑이를 뽑게 되면 다시 호랑이에게 붙잡혀 먹힙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나쁜 호랭이가 나타나도 다시 호랑이를 붙잡을 그물이 있고

     어김없이 기회가 온다는 것입니다.

 

     구오 쾌리 정 려 상왈 쾌리정려 위정당야

     九五 夬履 貞 勵 象曰 夬履貞勵 位正當也

    “결단하여 바로 잡으나 위험하다

     결단하여 바로 잡는 것은 위험하나 그 지위가 정당한 것이다.”

     제도를 정비했다고 해서 다가 아닙니다. 그 제도를 실행해 옮겨야 합니다.

     쾌리 夬履 ,나쁜 호랑이를 잡아 죽여야 합니다.

     더 이상 나쁜 호랑이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싹을 자르고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주무왕이 통일시대를 열고 그 시대의 실권자로서 강태공은 쾌리 夬履,

     나쁜 호랑이를 때려잡는 일, 악을 없애는 거악 去惡을 도맡아 합니다.

     그러자 나쁜 신하들이 작당해서 태공의 처사에 불만을 표시하자

     무왕마저 현혹되어 강태공에게 좀 살살 해 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릅니다.

     과거 해방이후 매국노들이 권력에 달라붙어 충성을 맹세한 거랑 비슷합니다.

     매국노를 처벌하는 반민특위 反民特委를 해체한거와 같이

     강태공이 거악 去惡을 중지하고 물러나면서 말하기를

    “내가 칠년 거악을 했더라면 주나라가 천년 갈 수 있겠지만

     삼년 반 만에 그만두게 했으니 주나라는 오백년 밖에 못 갈 것이다.”

     그 후 주나라는 태공의 예언대로 오백년 밖에 갈 수 없었습니다.

     프랑스는 1944년 해방이후 가장 먼저 민족반역자의 처리부터 서두릅니다.

     민족정기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 말로 중대한 일이라고 본 겁니다.

     그로부터 40여 년간 일관되게 당시의 민족반역자들을 색출하여 처벌합니다.

     전쟁 범죄에 대한 시효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기도 하지요.

     그렇게 처형당한 반민족행위자가 무려 일만 명이 넘는 다하니 말 다했죠.

     우리나라는 일제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려勵, 집요한 그들의 방해 때문에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단 한번도 없었지요.

     그러다 보니 민족정기와 정의를 바로 세울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고,

     해악을 끼친 민족반역자들이 부자 되고 큰소리치며 사는 나라가 된 겁니다.

 

     상구 시리 고상기선 원길 상왈 원길 재상대유경야

     上九 視履 考祥其旋 元吉 象曰 元吉 在上大有慶也

    “실천하는 것을 보고 복되고 바르게 돌아가도록 한다.”

    “최고의 행복은 누구나 이상세계에 올라와 다 함께 기뻐하는 것이다.”

     법과 제도만 만들어놨다고 다 되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법도 실천하려는 자와 실천의지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는지요?

     법과 도덕이 잘 먹히는지 살펴보고 잘 돌아가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최고의 복락은 재상대유경야 在上大有慶也

     배고프고 가난한자, 병들어 죽어가는 자, 절망하고 죄 많은 자 모두가

     지금 이순간 자기 자신에게 돌아와 저 산 아래 평상위에 둘러 앉아 윷놀이를 하며,

     션한 참외를 먹는 세상, 힘 있는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위하여 잔치를 열고

     정성을 다하여 영접하는 세상, 秋水共長天一色 추수공장천일색

     가을 하느님의 눈과 저 아랫마을 사람들 눈이 만나는 복된 세상이

     하느님과 사람들이 함께 꿈꾸는 하느님의 나라요,

     하늘과 호수가 한 빛깔로 흐르는 천택리 天澤履의 세상입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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