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71150
  • Today : 211
  • Yesterday : 683


⑷ 산수몽[山水夢] " 공부"

2010.08.19 21:42

구인회 조회 수:2662

111.jpg

 


                                 산수몽 [山水夢]

 

 

           그림.JPG  

                [산수몽]

      

  주역 네 번째 괘“산수몽 山水夢”

    큰 산이 아버지처럼 떡 버티고 계곡에 물이 유유히 흐르니 참 좋습니다.

    산수山水 하면 바로 떠오르는 산, 비로봉 저 봉우리~ 금강산 

    시인 소식은“고려국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 번 보는 것이 소원이다.”

    한상억 최영섭님의‘그리운 금강산은 산을 예찬한 노래 중

    이 보다 아름다운 노래가 있을까? 의문이 생길 정도입니다.

    태산이라도 물이 흐르지 않고 큰 강이 흘러도 야산이라면

    마치 물이 없는 한라산처럼 명산 名山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산이 사람을 부르는가? 사람이 산을 찾아 가는가?

    높은 산, 큰 물. 사람은 누구나 산수 山水 좋은 곳을 찾아 나서고

    그 곳에는 어디에나 도량이 세워지고 독경소리 울려 퍼집니다.

    예로부터 명산에는 인걸이 있어 산을 사람이라 부르고 사람을 산이라 부르니

    그 이름도 큰 산 덕산, 위산, 약산, 흠산, 숭산, 산이 된 스승들...


    율곡 이이도 어머니를 여의고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

    19세 되던 해 3월 금강산으로 들어가 말하기를, 요산요수 樂山樂水'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 한다'

    산수를 좋아함은 그저 물이 흐르고 산이 솟은 겉모습만 취하는 것이 아니고

    그 동정의 본체를 추구하는 것이다. 어질고 지혜로운 자가 기를 기르는 데 있어

    산과 물을 제외하고 어디에서 찾겠는가?"

    내가 산에 들어감은 산 같은 인간의 존엄성을 찾고자 함이요

    내가 물을 찾음은 물 같은 지식을 얻고자 함이다 <율곡연보> ”

    그리하여 이이는 산 같은 지혜와 물 같은 말씀을 얻어

    바위라도 자를 수 있는 자신의 입장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물님도 마찬가지 易에 몽 산하유험 험이지 蒙 山下有險 險而止

   “산 아래는 위험이 있으니 험에서 그치는 것이 몽이라”

    더 이상 산 아래에는 마음 두고 통할 것이 없어,

    험한 세상을 그만 두고 산에 들어감은 방거사의 흰눈처럼 독좌대웅봉 獨坐大雄奉

    저 산 위에 홀로앉아 기를 기르고 큰 길을 가기 위함이 아닐까?

    특히나 경각에는 물이 없으니 기름진 모악이 아니라 척박한 경각이 제격.

    물은 없지만 다시는 목타지 않는 샘이 되어 누구든지 이 산을 오르기만 하면

    제 자신의 우물에서 다시는 목마르지 않는 물을 퍼 마시게 하니...

    경각산 불재, 바로 여기가 깨달음의 성산 존재의 샘솟는 우물이라.


    산 깊고 물 쏟아져 내리는 곳, 꿈인가 생시인가 몽夢 ... !

    역易에서는 산하출천몽 山下出泉蒙 산 아래 샘이 솟아나는 것이 몽이라니,

    문왕은 새 나라의 기틀을 마련한 후에[수뢰준 水雷屯]

    그 다음에 해야 할 일로 먹는 것보다 무지몽매 無知蒙昧한 백성을 가르치고

    사람 되게 하는 교육을 무척이나 중시했나 봅니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산수 좋은 곳에서 ‘늴니리아 니나노’좋은 것이 좋다고 취생몽사 醉生夢死

    취한 듯이 살다가 꿈꾸듯이 죽는 걸 말하는 걸까요?

    은나라 말 그 시대는 못 죽어서 사는 악몽 惡夢, 흉몽의 시기였으며

    문왕은 백성들이 이 악夢몽에서, 못된 꿈에서 깨어나 과행육덕 果行育德

    고난을 무릎쓰고 뫔을 기르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과행으로 여긴 겁니다.

    산수몽 山水夢 이는 주왕이 애첩 달기와 함께 주지육림 酒池肉林 헛된 꿈 속에

    빠져 정사를 그르치고 일장춘몽 一場春夢 헛된 모습을 그린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그토록 역易에서 국가도 사회도 학교도 선생님도 아닌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스스로 공부해야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몽형 蒙亨 비아구동몽 匪我求童蒙 동몽구아 童蒙求我

    몽은 형통하니 동몽을 구함이 아니라 동몽이 나를 구함이다”

    이는 선생님이 공부하기 싫은 학생을 억지로 가르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학생이 선생님께 정성을 기울려 가르침을 청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소림사의 보리 달마가 아무도 안 만나고 굴속에서 면벽수련을 하고 있을 때

    혜가라는 젊은이가 자신의 팔을 잘라 스승에게 바치고 가르침을 청한 것처럼

    그런 절실함을 가지고 가르침을 청하고 가르칠 때 뭐가 나와도 나오는 법.


    돌이켜보니 우리 사회는 학생이 원치 않은데 학생들을 교육의 틀에 가둬두고

    국,영,수 위주의 성적과 판박이 입시교육을 시키고 있는 게 사실.

    그러다 보니 학생도 왜 공부하는지도 모르고 시험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립니다.

    내가 꼭 하고 싶은 공부, 그 공부를 하면 재미지고 행복한 공부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 지 나를 깨우쳐 주고 존재의 길을 가게하는 공부,

    동몽구아 童蒙求我 그런 공부라면 어느 학생이 마다하겠는지요?

    그런 의미에서 불재에서의 공부는 존재와 영혼의 문을 두드리는

    동몽이 찾는 존재의 동몽선습 童蒙先習, 영혼의 격몽요결 擊蒙要訣이 아닐지?


    몽이양정 성공야 蒙以養正 聖功也

   “몽이란 바르게 길러감이니 이는 성인의 공로이다”

    상왈 산하출천몽 군자이과행육덕 象曰 山下出泉蒙 君子以果行育德

   “산 아래 샘이 솟아나는 것이 몽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도덕과 인격을 길러낸다”

    역에서 말하는 교육은 양정 養正 정의를 기르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립니다.

    지식과 학문의 전수가 아니라 산하출천 山下出泉 물이 솟는 것을 보고

    바른 사람을 만들고 덕성과 인격을 기르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며

    이렇게 길러낸 것은 다 성인의 공로, 선생의 공로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의 교육은 옳고 바른 사람을 기르는 것보다,

    공부 잘 하고 성적 좋은 학생을 기르고, 상급학교 진학이나 취업을 더 중시하니

    이는 역에서 말하는 교육과 사뭇 다르고, 성공야 聖功也

    선생의 길, 성인의 공로라 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산수몽 山水夢 맨 위 석줄[효]은 산山 위 양효 하나 아래 음효가 둘

    아래 석줄[효]은 물[水] 태극기의 우측 상부의 궤가 바로 감坎 또는 수水

    산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는 궤가 바로 산수몽 山水夢

    큰 산에 큰물이 흘러 명산이 되듯이

    교육에 있어 중요한 요체는 선생님과 학생, 괘에서 아래에서 둘째

    양효 즉 구이와 맨위 양효 상구는 선생님을 의미하고

    초육[첫째 음효], 육삼[셋째 음효], 육사[넷째 음효], 육오[다섯째 음효]는 학생


    맨 아래 몽의 초육은 발몽 發蒙, 발몽은 공부를 해야하는 기본적인 이유랄까?

    죄짓지 말고 사람되기 위해서는 공부시켜야 하고 그 마음을 내야한다는 거지요

    발몽 이용형인 發蒙 利用刑人 “어둠을 제거하기 위하여 형벌을 준다.”

    무식이 죄라 못 배운 백성이 무지한 자, 나쁜 지도자 밑에 있으면

    악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형벌을 가해서라도 고쳐야 되고

    못된 짓만 일삼는 학생이라면 이용형인 利用刑人 회초리를 대야 합니다.

    용설질곡 用說桎梏 그렇게 해서라도 질곡과 어둠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뜻.

 

    둘째 양효 구이는 포몽 包蒙

    포몽 길 납부 길 자극가 包蒙 吉 納婦 吉 子克家

    양효의 포몽은 유아 어린이를 가르치는 어머니 그리고 다정다감 선생님

    선생님은 어머니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가르치고 어미닭이 알을 품듯이

    그렇게 감싸고 다독거리고 포용하며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린 아이이니 마음이 상처받지 않도록 감싸줘야 학생을 가르칠 수 있으며

    그렇게 사랑을 듬뿍 받아 철든 학생이 자극가 子克家 가정을 이끌게 되고

    나아가 조직과 국가 사회에 이바지하는 동량이 됩니다

    무조건 그렇게 포용하라는 뜻이 아니고 아이 때는 그러라는 가르침이지요.

    너 나 할 것 없이 말 안 듣는 사회,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세째 음효 육삼은 勿用取女 물용취녀, 금몽 金蒙이라 명명하겠습니다.

    六三 육삼 물용취녀 견금부 불유궁 무유리 勿用取女 見金夫 不有躬 無攸利

   “돈 많은 사내를 보고 몸을 간직하지 못하는 이런 여자를 얻으면 안된다”

    예나 지금이나 돈이나 조건만 보고 몸을 간직하지 못하는 이가 있으니

    무유리 無攸利 같이 가는데 전혀 이로울 바 없다고 합니다.

    학생도 마찬가지 공부하는 목적이 돈 버는데 두는 학생이 상당합니다.

    바른 사람이 되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데 목적을 두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돈 벌고 권력을 얻는 데 뜻을 두니 어리석은 일이라고 합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사람 되라고 하는 것인 데 사람이 되지 못한다면

    짐승이나 다름 없고 물용취녀 勿用取女 재물과 명예 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과는 같이 가지 말라는 경계의 표식입니다.


    네째 음효 육사는 곤몽 困蒙 곤몽 린 困蒙 吝“곤궁한 몽이니 불행하다.”

    곤몽지린 독원실야 困蒙之吝 獨遠實也

   “곤몽이 불행하다함은 홀로 진실한 이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실로 이 시대는 스승도 없고 친구도 없는‘나 홀로 곤몽 困蒙 의 시대’

    내 마음과 통하는 존재가 없는 참으로 불쌍한 시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과 승부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홀로 몸부림치고

    선생도 친구도 없는 외롭고 쓸쓸한 존재가 바로 곤몽 困蒙.

    사람과 진리와 사귀려 하지 않는 독원실 獨遠實

    혼자 떨어져 친구도 없고 선생과도 떨어져 있는 고독한 인생이야말로

   “곤고한 자로다” 참으로 비참하고 어두운 처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곤몽 困蒙은 오늘날 많은 학생들이 사람에 절망하고 공부에 비관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처럼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음효 육오는 동몽 童蒙 吉 동몽은 행복한 학생

    조선 중종때 박세무가 쓴 동몽선습 童蒙先習이라는 학습서 이름에도

    등장하는 동몽, 역에서는 이 동몽에 대하여 

    동몽지길 순이손 童蒙之吉 順以巽也“동몽은 길하며, 순하고 겸손하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도 선생님과 통하고 학생들과 서로 통하는 학생들을

    누구나 다 좋아하듯이 동몽이야말로 공자와 안회, 달마와 혜가,

    왕양명과 왕기, 유영모와 함석헌과 같은 관계를 이른 말일 겁니다.

    순이손 順以巽 손巽은 바람 풍風이니 문을 열면 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동몽은 나와 너 사이에 마음을 빗장을 풀고 서로 통하는 관계,

    마음의 문을 열어야 겸손할 수 있고 순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양효 맨위 상구는 격몽 擊蒙

    격몽 불리위구 이어구 擊蒙 不利為寇 利禦寇

   “격몽은 어리석음을 일깨우는 엄격한 선생이다,

    원수가 되면 안 된다. 원수를 붙들어 친구가 되어야 한다.”

    이용어구 상하순야 利用禦寇 上下順也

   “원수를 사랑하라 함은 위아래가 서로 통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학생이 철이 없고 안통해도 그 학생을 원수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 학생을 붙들어 깨어나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학생을 아무리

    깨치게 하려해도 들을 귀가 없으니, 도무지 통하지 않는군요.

    마지막 스승의 길은 이용어구 利用禦寇 사랑과 용서

   “저들이 무슨 짓을 하는 지 모릅니다, 용서를 구한 예수님”

   “데바 성불, 자신을 모질게 죽이려한 제자에 대한 부처님의 자비의 수기”

    그게 바로 격몽 擊蒙 제자에 대한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입니다.


    산수몽 山水夢 발몽發夢 포몽包夢 금몽金夢 곤몽困夢 동몽童夢 격몽擊몽

    산수는 스승이요 몽은 제자이니 산하출천 山下出泉

    우주의 중심이 되는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그 속에서

    진리의 말씀이 강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형상이 바로 산수몽 山水夢


    진리의 선생님 밑에서 깨달아 가는 인생이 바로 산수몽 山水夢입니다.

 


                                                             s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