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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지수사 [地水師] "전쟁"

2010.08.31 00:38

구인회 조회 수:2688

  지수사사진.jpg


 


                                     지수사[地水師]



     지수사괘1.jpg

       [地 水 師]

 

    師 주역 일곱 번째 괘“지수사 地水師

    여섯 번째 괘까지 괘상이 양효가 많았는데 일곱 번째 괘에 들어 압도적으로

    음효의 개수가 많습니다. 밑에서 두 번째 줄 중남 물의 양효 陽爻 하나 외

    모두가 다 음효 陰爻. 심상치 않은 변화입니다. 이건 또 무슨 징조인가요?

    괘상이 급격하게 변하는 걸 보니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땅 속 물이 스승이라, 무슨 일이 있길 래, 성인의 출현을 간절히 바랄까요?

    그런데 여기서 사師는 스승이라는 뜻 보다는 사死, 죽음과 전쟁을 의미합니다.

    하긴 예수님 같이 큰 스승 [師] 은 죽음을 이김으로서 하늘의 뜻을 완성하지요.

    지난 번 천수송 天水訟이 소송의 폐해를 지적하고 무송 無訟의 원칙을

    제기한 바 있는데, 서괘전 序卦傳에서 송訟을 사師로 받은 이유를 설명하기를

    송필유중기 고 수지이사 訟必有衆起 故 受之以師

   “싸우게 되면 많은 무리가 일어나 편들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협력하게 된다.”

    말로 해결될 수 있는 경미한 교통사고가 무리가 끼어들게 되면 병원에 가고,

    감정싸움이라도 일어나면 소송까지 가듯이 국가 간 싸움에 편을 들게 되면

    쟁송爭訟이 아니라 전쟁 戰爭으로 악화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만 하더라도 남북간의 다툼에 강대국이 끼어들어 예나 지금이나

    美日은 남한에 지지를 보내고 중러는 북한을 편드는 경향이 있으니 말입니다.


   “지수사 地水師” 땅 밑으로 물이 흘러갑니다. 안 보이는 가운데 움직이는 물

    지하수 地下水. 지하수는 생명을 살리는 생수지만 易에서 말하는 지수 地水는

    사람 살리는 물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일을 의미합니다.

    국가를 침략하거나 국론 분열 및 군사 정보를 빼돌리기 위하여 암암리에

    저지르는 일련의 공작 활동입니다. 돌이켜 보면 한 국가의 멸망이 있기 전에

    사회 전반에 걸쳐 타락과 분열이 가속화 되었으며, 그 밑바탕에는 암약하는

    스파이들의 책동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그 사회를 어둠으로 몰고 갔습니다.

    땅 밑에 고여 흐르는 물, 간첩들이 그 사회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어둠속에서

    계략을 꾸미고 반대 여론을 조성하는 등 국기를 문란케 하는 활동을

    작은 의미의 지수사 地水師라고 한다면, 다른 나라를 정복 征服할 목적으로

    군대를 동원하여 남의 나라를 침략,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광의의 지수사

    地水師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壬辰倭亂] 수백척의 왜 선단이 느닷없이 부산포에 나타납니다.

    언제 쳐들어 올 지 선전포고를 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마른하늘에 날벼락’ 이라는 말이 있듯이

    무방비 상태인 나라에 갑자기 왜선이 바닷길을 열고 쳐들어 온 것입니다.

    그리고 질풍노도 疾風怒濤와 같이 진격해 나갑니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지수사 地水師 그 전쟁의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지수사 地水師 그 숨은 뜻을 더 깊이 들여다 봅니다.


    사 정 장인 길 무구  師 貞 丈人 吉 无咎

   “전쟁에는 힘과 지혜가 뛰어난 장수가 나와야 승리한다. 허물이 없다.”

    장인 丈人, 지략과 용맹이 뛰어난 장인 丈人이 장수가 나와야지

    그렇지 않으면 전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임진왜란, 그 백척간두 百尺竿頭의 위기에서 ‘이순신, 그분이 없었더라면

    이 나라가 어찌되었을까? 장인 길 丈人 吉. 그 전쟁에 위대한 장인丈人이 있어서

    한 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그 일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원균은 그 때보다 더 막강한 전함을 가지고서도 무대뽀로 덤비다가

    칠전량 해전에서  전선을 다 잃고, 괘멸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차실천재 此實天宰라 장군이 명량해전을 하늘의 돌보심이라고 하셨다는데,

    그분이 모함과 고문에도 살아남은 것이 진정 나라를 위한 하늘의 돌보심이었습니다.

    반면에 명明 말에도 위대한 장수가 있었으니 청의 침략을 막아냈던 ‘원숭환’

    명明과 패권을 다투고 있던 청靑 황제 황태극은 ‘원숭환’이 있는 한 산해관을

    넘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급기야 그를 제거하기로 결심합니다.

    왜국이 이순신 장군을 제거하기 위하여 음모을 꾸민 것처럼 충신 원숭환을

    모략하게 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얼빠진 조정에서는 원숭환을 압송, 처형합니다.

    충신을 죽인 사건, 이 사건을 기점으로 명明은 쇠망으로 치닫게 됩니다.

    명明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주유검]의 처단에 경악한 장수와 대신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보다 왕에 대한 두려움에 각자 살아날 궁리를 찾기에 급급하게 되고,

    명의 국력이 약해진 것보다 내란과 휘하 대신과 장수들의 반목과 배신에 의해서

    주원장에 의해 명이 세워진 지 고작 삼백년이 채 안되어 굴욕적으로 멸망하고 맙니다.

    한 사람 장인 丈人 이순신 장군이 살아서 나라[조선]를 구했고,

    한 사람 장인 丈人 원숭환 장군이 죽어 명나라가 멸망했습니다.


    사 중야 정 정야 능이중정 가이왕의 師 衆也 貞 正也 能以衆正 可以王矣

   “군대는 무리다. 정이란 바르게 하는 것, 많은 무리를 능히 바르게 하면

    왕도정치 王道政治가 될 수 있다.”

    사師는 무리요 군대, 정貞은 정正이니, 대군을 바르게 하면 왕도 王道를

    실현할 수 있다 합니다. 내 자신이 바르고 곧으면 하늘의 마음도 바르고 곧습니다..

    이순신 장군 한 분이 바름으로써 휘하 장수 군졸 모두가 곧고 바르게 섭니다.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도망가지 않으니 칼날 같은 부동심 不動心으로 대통합니다.


    강중이응 행험이순 이차독천하 이민종지 길 우하구의

    剛中而應 行險而順 以此毒天下 而民從之 吉 又何咎矣.

   “강중이 되어 응한다. 험한 전쟁을 치르며 하늘의 뜻에 순종하니 전쟁이 비록 

    천하를 해치는 독이지만 백성들이 따라서 승리한다. 또 어찌 허물이 있겠는가?”

    클라우제비쯔는 그의 전쟁론에서 “전쟁이란 우리의 적대자로 하여금 우리의

    의지를 완벽하게 이행하도록 강요하려는 폭력행위”라고 적고 있습니다.

    매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폭력행위가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처럼

    易에서도 전쟁을 일러 천하를 해치는 毒독이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효 구이 九二, 자신을 이긴 힘센 강중剛中이 출현하여

    하늘의 뜻을 받들어 전쟁을 치르니 백성들을 죽기를 각오하고 따릅니다.

    고작 열 세척의 전선으로 오백여척의 왜선을 맞아 죽기를 무릅쓰고 맞섭니다.

    그러나 형세가 워낙 위급한지라 줄행랑을 칠 기미만 엿보고 있을 따름입니다.

    다만 소용돌이치는 바다 한 복판에 떡 버티고 굳게 선 강중 剛中이 있으니,

    저 바다를 삼켜버릴 부동심에 같이 얼어붙어 꼼짝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경적이면 필패’ 라 우습게 보고 함부로 덤빈 적함에 대하여 함포를 쏘아대니

    적선이 아작이 납니다. 여차하면 도망가려 했던 첨사 김응함과 현령 안위 마저

    태산같은 강중 剛中에 놀라 귀신처럼 죽음 속으로 맹렬히 돌진해 들어갑니다.

    총탄이 팔과 발을 뚫고 심장을 뚫어도 마지막 피 한 방울 다 쏟아낼 때 까지

    총포를 쏴대니 적선이 놀라 움찔한 사이 하늘도 도우시는가, 조류까지 바뀌니

    수많은 왜 선단이 천둥에 개 뛰듯이 지들끼리 치고 박고 아비규환 阿鼻叫喚이

    따로 없습니다. 이 싸움은 강중 剛中 이순신과 군사들, 그리고 백성과 하늘이

    한 몸이 되어 싸워 이긴 전무후무 前無後無한 성전이었습니다.


    초육 사출이율 부 장 흉 初六 師出以律 否 臧 凶

   “군대의 출전은 군율에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승리해도 결국 흉이다”

    군대란 군기가 바로잡혀야지 군기가 빠지면 한 때 이겨도 소용없다는 말입니다.


    구이 재사중 길 무구 왕삼석명 九二 在師中 吉 无咎 王三錫命

   “무리 가운데서 모든 사람들과 통하는 사람이니 길하고 허물이 없다.

    왕이 세 번이나 사명을 맡긴다.”

    아무리 기를 써 보고 다른 장수를 써봐도 무용지물, 하늘과 땅과 자신이 하나된

    모든이와 통하는 그 사람이야말로 또 다시 통제사에 임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육삼 사혹여시 흉 六三 師或輿尸 凶

   “전쟁을 하면 죽어서 시체로 실려올지 모르니 흉이다.”

    아무 실력이 없이 자존심만 강한 원균이 군대를 이끄니 병사들이 다 개죽음입니다.


    육사 사좌차 무구 六四 師左次 无咎

   “전쟁에서 후퇴해도 허물이 없다.”

    뻔히 질 줄 알면서 배수진을 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고 도망가도 허물이

    없다고 합니다. 배설이 잘한 것도 없지만 그가 도망가서 배 열 두 척을 건졌습니다.

 

    육오 전유금 이집언 무구 장자수사 제자여시 정 흉

    六五 田有禽 利執言 无咎 長子帥師 弟子輿尸 貞 凶

   “밭에 금수들이 있다. 잡아야 이롭고 허물이 없다. 장자가 군대를 이끌어야지

    동생이 이끌면 시체로 돌아온다. 틀림없이 흉하다.”

    남의 나라를 침범한 왜적은 짐승이니 다 때려잡아야 하고 실력있는 장인 丈人,

    이순신 장군이 군대를 지휘해야지 형편 없는 원균이 군대를 이끌면 다 죽게 될 것이

    뻔한 이치, 흉하다고 합니다.”


    상육 대군유명 개국승가 소인물용 上六 大君有命 開國承家 小人勿用

   “왕이 명을 내려 제후로서 개국하라, 공경대부로서 집을 계승하라

    그러나, 소인물용 小人勿用 소인을 쓰면 안 된다.

    전쟁에서 이겨 공로를 올바로 표창하되, 소인을 쓰면 나라가 어지럽다고 합니다.

    대군유명 개국승가 大君有命 開國承家 논공행상 論功行賞

    전장에서 동고공락 同苦同樂 했던 명의 해군 도독 진린은 명나라의 신종(만력제)

    황제에게 이순신을 천거하는 한 통의 서신을 보냅니다.


   “황제폐하 이곳 조선에서 전란이 끝나면 조선의 왕에게 명을 내리시어

    조선국 통제사 이순신을 요동으로 오라 하게 하소서.

    신(臣)이 본 이순신은 그 지략이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 성품과 또한 장수로 지녀야할 품덕을 고루 지닌바

    만일 조선수군통제사 이순신을 황제폐하께서 귀히 여기신다면

    우리 명(明)국의 화근인 저 오랑캐(훗날청國)를 견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저 오랑캐의 땅 모두를 우리의 명(明)국으로 귀속시킬 수 있을 것이옵니다.

    혹여 황제폐하께서 통제사 이순신의 장수됨을 걱정하신다면

    신(臣)이 간청하옵건데 이순신은 전란이 일어나고 수년간 수십차례의 전투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음에도 조선의 국왕은 통제사 이순신을 업신여기며

    조정 대신들 또한 이순신의 공적에 질투를 하여 수없이 이간질과 모함을 하였으며,

    급기야는 통제사의 충의를 의심하여 결국에는 그를 조선수군통제사 지위를 빼앗아

    백의종군에 임하게 하였나이다.

    허나 통제사 이순신은 그러한 모함과 멸시에도 굴하지 않고 국왕에게 충의 보였으니

    이 어찌 장수가 지녀야할 가장 큰 덕목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나이까?

    조선 국왕은 원균에게 조선통제사 지위권을 주었으나

    그 원균이 자만심으로 인하여 수백 척에 달한 함대를 전멸케 하였고 단 10여척만이

    남았으매 당황한 조선국왕은 이순신을 다시 불러 조선수군통제사에게 봉했으나,

    이순신은 단 한번의 불평 없이 충의를 보여 10여척의 함대로

    수백 척의 왜선을 통쾌하게도 격파하였나이다.

    허나 조선의 국왕과 조정대신들은 아직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또다시 통제사 이순신을 업신여기고 있습니다.


    만일 전란이 끝이 난다면 통제사 이순신의 그 목숨은 바로 풍전등화가 될 것이

    뻔하며, 조정대신들과 국왕은 반드시 통제사 이순신을 해하려고 할 것입니다.

    황제폐하, 바라옵건대 통제사 이순신의 목숨을 구명해주소서.

    통제사 이순신을 황제폐하의 신하로 두소서.

    황제폐하께서 통제사 이순신에게 덕을 베푸신다면 통제사 이순신 분명히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황제 폐하께 충(忠)을 다할 것이옵니다.

    부디 통제사 이순신을 거두시어 저 북쪽의 오랑케(靑)를 견제케 하소서.”


    역사는 일체 가정을 금한다 했던가? 역사는 진린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약 이순신이 살아서 진린의 뜻대로 명의 장군으로 청을 견제할 수 있었더라면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가 그렇게 빨리 멸망하게 되었을까요?

    용호상박 龍虎相搏이라 이순신과 청 황제 황태극의 대결이 볼만 했을 겁니다.

    적어도 조선이 그 한사람으로 하여 임진왜란 이후 삼백년을 더 유지했던 것처럼

    명나라도 1644년 멸망 하지 않고 한 삼백년 더 갈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강중 剛中 이순신은 죽었고, 역사는 두 영웅의 조우를 허락지 않았으며,

    명나라 역시 운명이 다하여 임란이후 오십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지수사 地水師” 맹자는, 춘추시대의 전쟁을 의롭지 못한 전쟁이라고 했지요.

    어찌 춘추시대에만 그랬겠습니까? 가인이 동생 아벨을 쳐 죽인 이래 수천 년 동안

    형제끼리 죽이고 죽인 그 어떤 전쟁도 의로운 전쟁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사師” 전쟁에 스승이라, 성인이 나서 전쟁을 막든지, 성인이 전쟁을 이끌어

    승리하던지 그리하여 전쟁의 암흑에서 사람들을 구원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수사 地水師” 땅 속에 흐르는 물,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바치는 장인丈人,

    인간의 타고난 운명은 성취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통째로 화목재로 바치는 존재

   ‘사師

    그것이야말로 사死의 의미이며, 이는 거저 주신 영원한 생명입니다.

 

 

                                         s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