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82824
  • Today : 877
  • Yesterday : 1338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1970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1996
312 굼벵이 이병창 간다 [2] 하늘꽃 2008.04.29 1995
311 사랑하는 별하나 [1] 불새 2009.09.24 1990
310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1987
»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1970
308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1966
307 10월 [1] 물님 2009.10.12 1963
306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1960
305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1955
304 ㅁ, ㅂ, ㅍ [3] 하늘꽃 2007.12.29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