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97167
  • Today : 177
  • Yesterday : 439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418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아침에 쓰는 일기.3 [2] 하늘꽃 2008.05.20 1943
312 불재 [12] file sahaja 2008.05.22 3505
311 sahaja님의 '불재'를 읽다가... [3] 포도주 2008.05.23 1858
310 찔레꽃 [9] file 운영자 2008.05.25 2410
309 불먹은 가슴 [4] 하늘꽃 2008.05.27 2280
308 우꼬 사라 우꼬 사라 [3] 운영자 2008.05.29 2343
307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1721
306 달팽이 [7] file 운영자 2008.06.08 2381
305 달팽이.2~ [1] 하늘꽃 2008.06.09 2020
304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1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