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67793
  • Today : 577
  • Yesterday : 825


조문(弔問)

2016.11.24 10:13

물님 조회 수:1023

조문(弔問)
                     김수호

아침 안개는
부끄러움이 피워내는 환각이다.
나는 끈적한 안개 한 모금을 삼키고
부끄러움에 취해 손을 뻗었다.

손 뻗은 자리엔 죽은 노목(老木)이 있다.
추한 저 껍데기도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해는 오늘도 뜨고 또 다시 지겠지만
죽어버린 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마음에 위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들이쉬었던 상념을 뱉는다.
해는 모르는 새 머리 위까지 왔다.
눈물고인 눈으로 나는
단풍과 둘이서 붉게 노목(老木)을 조문(弔問)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3 세사르 바예호 물님 2017.11.02 711
352 흰구름 물님 2017.10.24 787
351 서성인다 - 박노해 물님 2017.09.19 1041
350 여행은 혼자 떠나라 - 박 노해 물님 2017.08.01 747
349 운명 - 도종환 물님 2017.05.21 924
348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1146
347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1114
346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따발총 2016.12.25 1009
345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1114
» 조문(弔問) 물님 2016.11.24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