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59410
  • Today : 953
  • Yesterday : 638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2013.10.25 15:58

세상 조회 수:1614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 류시화 번역


그들은 꽃이게 하라

사람들이 물 주고, 거름주고, 보호하고 찬사를 보내지만,

한낱 플화분에 같힌 운명이게 하라


나는 차라리 못생기고 자신만만한 잡초가 되리라.

독수리처럼 절벽에 매달려 높고 험한

바위들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라


돌의 표면을 깨고 나와 

광화하고 영원한 하늘의 광기와 마주하며 살리라


시간의 산맥 너머러, 혹은 불가사의한 심연속으로

내 영혼, 내 씨앗을 날라다 주는 고대의 바닷바람에 흔들리리라


비옥한 골짜기에 무리지어 자라며

찬사를 받고 기러지다가

결국은 탐욕스런 인간의 손에 뽑혀버리는 좋은 향기나는

꽃이기보다는 차라리 모두가 피하거나

눈에 뜨지 않는 잡초가 되리라.


감미롭고 향기로운 라일락이 되기보다

차라리 퀴퀴한 초록의 악취를 풍기리라


강하고 자유롭게 홀로 설 수만 있다면

차라리 못생기고 자신만만한 잡초가 되리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1220
332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1234
331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1163
330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1157
329 담쟁이 물님 2014.05.13 1865
328 페르샤 시인의 글 물님 2014.05.02 2202
327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1483
326 램프와 빵 물님 2014.02.10 1943
325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1814
324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