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83 | 음악 [1] | 요새 | 2010.03.19 | 1289 |
282 | 물 [1] | 샤론(자하) | 2012.03.12 | 1290 |
281 |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 물님 | 2012.01.13 | 1291 |
280 | 빈 들판 - 이 제하 | 물님 | 2012.05.07 | 1295 |
279 |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 구인회 | 2010.07.27 | 1299 |
» | 풀 - 김수영 [1] | 물님 | 2011.12.11 | 1299 |
277 |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 물님 | 2012.05.15 | 1299 |
276 | 새벽밥 | 물님 | 2012.09.04 | 1299 |
275 | 눈물 [1] | 물님 | 2011.12.22 | 1300 |
274 |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 이중묵 | 2009.04.06 | 1302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