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91589
  • Today : 1239
  • Yesterday : 999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1450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비상 - 김재진 [3] 만나 2011.03.06 1901
112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1902
111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1904
110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1906
109 기도 [6] file 새봄 2008.03.31 1910
108 김수영,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1] 물님 2011.10.18 1917
107 하늘 냄새 [1] 물님 2011.10.10 1918
106 그대가 곁에 있어도 물님 2011.01.17 1919
105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1926
104 아침에 쓰는 일기.3 [2] 하늘꽃 2008.05.20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