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00914
  • Today : 9
  • Yesterday : 1017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1991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길 잃고 [1] 물님 2011.01.12 1962
102 담쟁이 물님 2014.05.13 1968
101 ㅁ, ㅂ, ㅍ [3] 하늘꽃 2007.12.29 1969
100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1975
99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1976
98 10월 [1] 물님 2009.10.12 1978
97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1988
»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1991
95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1998
94 사랑하는 별하나 [1] 불새 2009.09.24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