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弔問)
2016.11.24 10:13
조문(弔問)
김수호
아침 안개는
부끄러움이 피워내는 환각이다.
나는 끈적한 안개 한 모금을 삼키고
부끄러움에 취해 손을 뻗었다.
손 뻗은 자리엔 죽은 노목(老木)이 있다.
추한 저 껍데기도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해는 오늘도 뜨고 또 다시 지겠지만
죽어버린 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마음에 위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들이쉬었던 상념을 뱉는다.
해는 모르는 새 머리 위까지 왔다.
눈물고인 눈으로 나는
단풍과 둘이서 붉게 노목(老木)을 조문(弔問)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3 | 시인^^ [1] | 하늘꽃 | 2007.11.17 | 2192 |
62 | 사하자입니다~! [3] | sahaja | 2008.08.27 | 2200 |
61 | 행복해 진다는 것 | 운영자 | 2007.03.02 | 2217 |
60 | 아니 ! 제목이 춤을~ [5] | 하늘꽃 | 2008.07.15 | 2226 |
59 | 내 마지막 순간 -타고르 [1] | 구인회 | 2013.07.06 | 2226 |
58 | 아침에 쓰는 일기 3. [8] | 하늘꽃 | 2008.09.01 | 2227 |
57 | 그대를 생각하면 [1] | 구인회 | 2008.03.01 | 2244 |
56 |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1] | 구인회 | 2013.06.29 | 2250 |
55 | 천산을 그리며 [4] | 운영자 | 2008.08.02 | 2256 |
54 | 비상하는 님은 아름답습니다. | 김경천 | 2005.10.11 | 22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