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88995
  • Today : 568
  • Yesterday : 1451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2007.07.19 22:29

운영자 조회 수:1580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이병창


오늘 새벽은  새소리보다도 더 빨리
전화벨이 울린다.
이세종 선생님의 수도터를 지키는
심상봉 목사님의 전화


  "반딧불 보러 개천산에 와 봐."
  "불재에도 반딧불이 있는데요.
   저 어젯밤에도 봤어요."


내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또 무슨 뜽금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항생제 범벅친 사료 먹고 사는 탓인지
   요즘 소똥에서는 반딧불 보기 어려운데
   모아놓은 내 똥에서 아, 글쎄
   지금 반딧불이가 나오고 있어."


똥간에 쭈그리고 앉아
반딧불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을
심목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하늘나라 어린이 ,
한 새벽부터 자기 똥 자랑에 여념이 없는
우리 심상봉 목사님!


똥이면 어떠랴,
누구의 똥이라 한들 어떠랴,
한세상 반딧불이 되어
나의 하늘을 밝히면 되는 것을.


2007. 6. 1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 흔들리는 나뭇가지 [3] 하늘꽃 2008.05.16 2447
22 새 봄 [4] 운영자 2008.04.10 2448
21 죽어서 말하는 고려인들의 비석 [1] file 송화미 2006.04.23 2450
20 사월에는 [4] 운영자 2008.04.15 2455
19 불재에서 제일 먼저 피어나는 꽃- 복수초를 소개합니다! [3] file 새봄 2008.04.01 2461
18 은행나무의 눈 [4] file 운영자 2008.05.08 2463
17 초파일에 [3] 운영자 2008.05.14 2469
16 편지 solpami 2005.10.01 2471
15 꽃속의 꽃 [5] file 운영자 2008.03.30 2476
14 Rumi Poem 3 [3] file sahaja 2008.04.21 2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