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84352
  • Today : 608
  • Yesterday : 829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1904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3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1069
352 가을 몸 물님 2017.11.02 1071
351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따발총 2016.12.25 1080
350 조문(弔問) 물님 2016.11.24 1090
349 서성인다 - 박노해 물님 2017.09.19 1117
348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1117
347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1125
346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1127
345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145
344 요새 2010.07.20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