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82853
  • Today : 906
  • Yesterday : 1338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1971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3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1067
352 가을 몸 물님 2017.11.02 1071
351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따발총 2016.12.25 1072
350 조문(弔問) 물님 2016.11.24 1086
349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1108
348 서성인다 - 박노해 물님 2017.09.19 1114
347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1121
346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1123
345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141
344 요새 2010.07.20 1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