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58869
  • Today : 412
  • Yesterday : 638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290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3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077
342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물님 2016.03.08 1083
341 요새 2010.07.20 1084
340 상사화 요새 2010.03.15 1085
339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1102
338 나비에게 file 요새 2010.07.18 1103
337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103
336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1104
335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106
334 생명의 노래 [1] 구인회 2010.01.27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