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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1965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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