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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2012.07.01 16:59

물님 조회 수:1200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밤뒤(밤똥-이하 배달부 註)를 보며 쪼그리고 앉었으라면, 앞집 감나무 위에 까치 둥어리가 무섭고, 제 그림자가 움직여도 무서웠다. 퍽 치운 밤이었다. 할머니만 자꾸 부르고, 할머니가 자꾸 대답하시어야 하였고, 할머니가 딴 데를 보시지나 아니하시나 하고, 걱정이었다.
아이들 밤뒤 보는 데는 닭 보고 묵은 세배를 하면 낫는다고, 닭 보고 절을 하라고 하시었다. 그렇게 괴로운 일도 아니었고, 부끄러워 참기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둥어리 안에 닭도 절을 받고, 꼬르르 꼬르르 소리를 하였다.
별똥을 먹으면 오래 오래 산다는 것이었다. 별똥을 줏어왔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날밤에도 별똥이 찌익 화살처럼 떨어졌었다. 아저씨가 한번 모초라기(매추라기)를 산 채로 훔켜 잡어온, 뒷산 솔푸데기(솔 포대기) 속으로 분명 바로 떨어졌었다.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이젠 다 자랐소
 
 
 
 
  작가_ 정지용 - 190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일제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활동하다가 6.25때 평양에서 폭사한 것으로 추정됨. 시집『정지용 시집』『백록담』『지용시선』, 산문집『문학독본』『산문』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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