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93885
  • Today : 979
  • Yesterday : 1212


ㅁ, ㅂ, ㅍ

2007.12.29 16:47

하늘꽃 조회 수:1961



.  ㅁ, ㅂ, ㅍ

                  -오 북환 장로님을 추모하며-

                                           이병창




저녁 9시만 되면

땡전 뉴스가 세상을 희롱할 때

나는 견디다 못해

산에 계신 선생님을 찾아 갔다.

나는 숨만 가쁘고

작은 방안에는 침묵만이 흘러갔다.




‘ㅁ, ㅂ, ㅍ 으로 풀으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단단한 떡을 입안에

물고 있으면

불궈지고, 불궈지면

풀어지겠지요.’

그 때 내 절망의 구름 사이로

빛이 보였다.

‘단단한 떡을 성질대로 깨물어버리면

이빨 상하고 떡은 떡 대로

못 먹게 되겠지요.

입안에 물고만 있으면 반드시 풀어집니다’.




아하,  이거였구나

권력의 하루살이들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로구나

나는 큰절 올리고 산을 내려 왔다.

세상사 ㅁ, ㅂ, ㅍ.

ㅁ, ㅂ, ㅍ.

그 때 앞산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1902
302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1532
301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1487
300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1802
299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1451
298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하늘꽃 2008.06.30 1649
297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1540
296 따뜻함에 대하여 [6] 운영자 2008.07.03 2287
295 아니 ! 제목이 춤을~ [5] 하늘꽃 2008.07.15 2216
294 여물 [4] 운영자 2008.07.21 2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