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85657
  • Today : 419
  • Yesterday : 677


김세형,'등신'

2012.03.12 12:09

물님 조회 수:1263




사람의 등이 절벽일 때가 있다
그 절벽 앞에 절망하여 면벽하고 있을 때가 있다
아주 오래토록 절벽 앞에 면벽하고 있어 본 사람은 안다
그 절벽이 얼마나 눈부신 슬픔의 폭포수로 쏟아지는
짐승의 등인가를...... 그리고 마침내는 왜?
그 막막한 절벽을 사랑할 수밖에는 없는 가를......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이의 등 뒤에 앉아
오래토록 말이 없이 면벽해 본 사람은 안다
난 늘 그렇게 절벽 앞에서 묵언정진 해왔다
내게 등 돌린 사람만을 그렇게 사랑하곤 했다
난 내게 등 돌린 이의 등만을 사랑한 등신이었다
사랑에 있어서 난 신神의 경지에 오른 등신이었다

- 김세형,'등신'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1519
272 [5] 하늘꽃 2008.11.17 1563
271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1470
270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1521
269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1395
268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1701
267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1415
266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1401
265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449
264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