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02448
  • Today : 417
  • Yesterday : 1126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327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1320
222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1295
221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1229
220 먼 바다 file 구인회 2010.01.31 1192
219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277
218 숯덩이가 저 혼자 [2] 요새 2010.02.04 1343
217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1340
216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1264
215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2001
214 별 헤는 밤 / 윤동주 file 구인회 2010.02.08 1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