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1
2010.07.22 19:55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의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 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 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 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난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댓글 3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 | 마음의 지도 | 물님 | 2012.11.05 | 1384 |
92 | 가을의 기도 | 물님 | 2012.11.11 | 1488 |
91 | 눈 / 신경림 | 구인회 | 2012.12.24 | 1426 |
90 | 신현락, 「고요의 입구」 | 물님 | 2013.01.08 | 1618 |
89 | 희망가 | 물님 | 2013.01.08 | 1514 |
88 |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 물님 | 2013.01.23 | 1976 |
87 | 자리 [2] | 물님 | 2013.01.31 | 2059 |
86 | 꽃자리 | 물님 | 2013.02.14 | 2013 |
85 | 가람 이병기 -난초- | 물님 | 2013.06.04 | 2063 |
84 |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1] | 구인회 | 2013.06.29 | 2240 |
존경하는 스승님!
선생님을 찾아 헤매다
이제야
당신을 만났습니다.
물님!
당신이 있어서
세상의 빛을 찾았고
나를 찾아갑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