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弔問)
2016.11.24 10:13
조문(弔問)
김수호
아침 안개는
부끄러움이 피워내는 환각이다.
나는 끈적한 안개 한 모금을 삼키고
부끄러움에 취해 손을 뻗었다.
손 뻗은 자리엔 죽은 노목(老木)이 있다.
추한 저 껍데기도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해는 오늘도 뜨고 또 다시 지겠지만
죽어버린 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마음에 위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들이쉬었던 상념을 뱉는다.
해는 모르는 새 머리 위까지 왔다.
눈물고인 눈으로 나는
단풍과 둘이서 붉게 노목(老木)을 조문(弔問)했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373 | 모악산은 [1] | 운영자 | 2007.10.08 | 2132 |
| 372 | 시인^^ [1] | 하늘꽃 | 2007.11.17 | 2166 |
| 371 | ㅁ, ㅂ, ㅍ [3] | 하늘꽃 | 2007.12.29 | 1952 |
| 370 | 가졌습니다 | 하늘꽃 | 2008.01.08 | 1636 |
| 369 | 감상문포함 [1] | 하늘꽃 | 2008.01.19 | 2274 |
| 368 | 나에게 사명 완수한 시 소개 합니다 [1] | 하늘꽃 | 2008.02.01 | 1731 |
| 367 | 나도 목을 비튼다^^ [3] | 하늘꽃 | 2008.02.04 | 2280 |
| 366 | 조국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2] | 하늘꽃 | 2008.02.06 | 1727 |
| 365 | 봄 눈 / 물 [2] | 하늘꽃 | 2008.02.22 | 1729 |
| 364 | 입암산 (당연히 물)음악도 있어요 [2] | 하늘꽃 | 2008.02.27 | 22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