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74618
  • Today : 646
  • Yesterday : 1249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1246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1210
302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263
301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265
300 새벽밥 물님 2012.09.04 1239
299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1186
298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286
297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1290
296 거울 물님 2012.07.24 1258
295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1173
294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