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67146
  • Today : 755
  • Yesterday : 476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1839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3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1124
362 꿈 - 헤르만 헷세 물님 2018.08.13 832
361 자기 삶의 연구자 물님 2018.06.06 873
360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1042
359 스승 물님 2018.05.17 815
358 부모로서 해줄 단 세가지 물님 2018.05.09 912
357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오영재 계관시인(북한) [1] file 구인회 2018.04.29 882
356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1] 물님 2018.03.31 877
355 가을 몸 물님 2017.11.02 1002
354 가을 노래 - 이해인 물님 2017.11.02 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