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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산 미황사 - 숨 이병창

2019.06.30 03:58

도도 조회 수:893


         달마산 미황사



                                      숨 이병창 


노을이 아름답다고

소문이 자자한 미황사 응진당

기단석에 앉아 있노라니

요사채 지을 때 쓰러져있던

동백나무가 환생해 보인다

사라진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문득 확인하는 순간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듯

보길도에서 실어와 세웠다는

대웅보전 느티나무 기둥이 우람하다

달마산 바위들은 이미 부처로 앉아계시고

내려다보는 세상은 한없이 넓은데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세상이 될 때까지

사람의 세상은 여전히 찢겨져 있겠지

나는 달마산 위의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고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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