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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 물

2013.04.09 22:22

도도 조회 수: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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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

                                                     물

 

겨울 아침 마다 창 밖에

어지러운 발자국을 남기던 새

오늘은 소나무 등걸에 앉아 있다가

그냥 날아간다.

먹이를 찾아 땅을 헤맬 때는

발자국을 남기더니

허공을 날아 갈 때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구나.

공중에 나는 새를 보라 했던

그 분의 말씀은

저 새를 두고 한 말씀이었구나.

소나무 밑동가리 옆에는

어제 보이지 않던 노란 수선화가 곱다.

너는 어느 세상에서 온 것인가.

보이는 것들이 놀라운 이 봄날 아침

나도 너처럼

이곳에 없어야할 내가 여기 있다.

기적이다.

 

2013.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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