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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암

2019.05.29 05:44

물님 조회 수:954

문수암

 

 

눈치 없는 사람에게도

밥 한 그릇 나누는 암자

문수암 올라가는 솔숲 속에는

춘란향이 그득하다.

 

속진에 절은 코를 세수하며 가노라니

어떤 이가 난을 캐고 있다.

춘란이 보고 싶으면

산을 찾으면 될 것을,

제 자리를 떠나게 하면

풀도 사람도 고생일 텐데

살고 죽는 인연을 내려놓은

저 풀 한 포기만도 못한 짓을

인간들이 하고 있구나.

 

산신각 호랑이는 이런 때

무엇하나 모르겠다고 푸념하다 보니

그 사이 춘란 향이 내 코를 떠났구나.

제 자리에서 홀로 자라고

말없이 죽어 가라는 하늘의 뜻을

또다시 확인하는 길

문수암 올라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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