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78606
  • Today : 720
  • Yesterday : 1252


갈보리의 노래

2009.01.10 20:26

구인회 조회 수:2899





갈보리의 노래

나는 그대의 피

그대 살의 그리움 하나로

배 부르다

눈 한번 떴다 감아도 쳐들어 오는

유혹의 호수를 따라

반구의 끝을 달려봐도

넘나들지 못하는 물살에 젖어

혼수의 잠이나 짊어지고 걸어가는

내 젊은 생애의 종점

그대의 눈빛은 이승의 손가락 끝

불을 밝힌다

그래 불이어야지

두번 다시는 눈물 뿌리지 않을

구름같은 약속

그 허무한 뿌리의 끝까지 태워버릴

불이어야지

더 이상 가벼워질 살도 없이

뼈도 없이 말라가는 싸움으로

피투성이 호흡으로 일어서는

심지가 되어

불 밝혀야지

나는 그대의 불

그대의 어둠으로 눈을 뜨는 바람

다시는 사랑의 물소리마저 내지 않는

강물이 되어

스스로 발 붙이지 못하는 물살의

가슴으로

하루는 불이 되고

또 하루는 구름이 되어 흐르는 세월

오직 텅빈 그리움 하나로

올라 서리라

그대 기다리거라

기다리는 그대 슬픔이 복이 되어

흔들리거라

불면의 밤을 반짝이는 믿음의 날개짓마다

몸서리치는 이 밤의 오금이 떨리노니

참혹한 유성의 꿈으로 부서진 목숨들이

이슬이 되어  내리노니

기다리거라

슬프게 쓰러진 그대의 노을을 두고

만물의 탄식을 귓전에 두고

눈꺼풀에 잠그고

나도 이 뜬 세상 그대처럼 떠서

피를 흘릴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 달마산 미황사 - 숨 이병창 file 도도 2019.06.30 981
19 두륜산 대흥사 - 숨 이병창 file 도도 2019.06.30 962
18 파랑 - 숨님의 시 file 도도 2019.12.21 886
17 알렉산드리아에서 물님 2020.01.16 895
16 귀신사의 뒷모습 file 물님 2020.05.01 876
15 귀신사(歸信寺)(2) file 물님 2020.05.01 882
14 익산 석불사 물님 2020.05.08 946
13 종남산 송광사 file 도도 2020.06.14 903
12 고산 안수사 물님 2020.06.21 1113
11 접천 file 도도 2020.07.11 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