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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의 노래

2009.01.10 20:26

구인회 조회 수:2884





갈보리의 노래

나는 그대의 피

그대 살의 그리움 하나로

배 부르다

눈 한번 떴다 감아도 쳐들어 오는

유혹의 호수를 따라

반구의 끝을 달려봐도

넘나들지 못하는 물살에 젖어

혼수의 잠이나 짊어지고 걸어가는

내 젊은 생애의 종점

그대의 눈빛은 이승의 손가락 끝

불을 밝힌다

그래 불이어야지

두번 다시는 눈물 뿌리지 않을

구름같은 약속

그 허무한 뿌리의 끝까지 태워버릴

불이어야지

더 이상 가벼워질 살도 없이

뼈도 없이 말라가는 싸움으로

피투성이 호흡으로 일어서는

심지가 되어

불 밝혀야지

나는 그대의 불

그대의 어둠으로 눈을 뜨는 바람

다시는 사랑의 물소리마저 내지 않는

강물이 되어

스스로 발 붙이지 못하는 물살의

가슴으로

하루는 불이 되고

또 하루는 구름이 되어 흐르는 세월

오직 텅빈 그리움 하나로

올라 서리라

그대 기다리거라

기다리는 그대 슬픔이 복이 되어

흔들리거라

불면의 밤을 반짝이는 믿음의 날개짓마다

몸서리치는 이 밤의 오금이 떨리노니

참혹한 유성의 꿈으로 부서진 목숨들이

이슬이 되어  내리노니

기다리거라

슬프게 쓰러진 그대의 노을을 두고

만물의 탄식을 귓전에 두고

눈꺼풀에 잠그고

나도 이 뜬 세상 그대처럼 떠서

피를 흘릴 때까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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